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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구조조정 메스 꺼냈으면 제대로 수술하라

기업 구조조정은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바로 했어야 맞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적절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 이미 이명박 정부 때 많은 기업이 부실 징후를 보였다. 이 정부가 이제라도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래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서둘러도 모자랄 판에 대기업 구조조정을 내년 4월 총선 뒤로 미룬다는 정부 방침은 뭔가.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 구조조정을 미루는 배경으로 "지역경제와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이 커 정치권의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총선에서 표를 얻지 못할까 봐 총선을 치른 뒤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럼 총선 뒤에는 구조조정을 할 수 있을까. 내년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이 정부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총선보다 더 큰 대선을 앞두고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를 배짱은 없을 것이다.

이 정부에 구조조정 의지가 없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정부는 그동안 수많은 좀비기업이 채권단 지원으로 연명할 수 있게 길을 터줬다. 좀비기업들은 모두 채권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지원을 받았지만 결과는 여전히 부실이었다.

지금은 기업 구조조정은 물론 산업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할 때다. 문제가 심각한 조선을 비롯해 해운·건설·철강·석유화학 등 과잉·중복투자로 어려움을 겪는 업종이 하나둘이 아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중후장대 제조업이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는데도 여태 수수방관해온 것이야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실기(失期)하는 커다란 요인이 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조조정이 얼마나 시급한지는 정부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영업활동으로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런 판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중국 경제마저 흔들리면 이들 중 상당수의 심장박동이 정지할 것이다.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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