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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르헨티나 국민이 '페론주의'의 잠에서 깨어났다

아르헨티나 사회를 유령처럼 배회하던 '페론주의'가 마침내 무대 뒤로 밀려난다. 22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보수 중도우파 성향의 야당인 '공화주의 제안당(PRO)' 소속 마우리시오 마크리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 이어진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가 1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AFP통신은 이날 선거에 대해 "지난 70년 중 대부분 기간에 아르헨티나 정치를 지배해온 페론주의의 장악을 깨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까지 아르헨티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페론주의의 계승자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페론주의는 아르헨티나에서 1946~1955년, 1973~1974년 집권한 후안 도밍고 페론 대통령과 부인 에바 페론이 내세운 경제·사회 정책을 통칭한다. 현대 포퓰리즘 정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으며 외국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확대와 임금인상을 통한 노동자 수입 증대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페론주의는 대중의 환호와 달리 1930년대 초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 세계 6위의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철저히 파괴했다. 그럼에도 '공짜'에 길들여진 국민은 툭하면 거리로 뛰쳐나가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하곤 했다. 그 결과는 끊임없는 만성적 국가파산이었다.

마크리 대통령 당선자는 이번 대선 내내 경제가 파탄 난 상황에서 더 이상 포퓰리즘 정책으로 민생을 망칠 수 없다면서 전면적인 개혁을 주장해왔다. 이웃 나라인 칠레가 시장 개방과 민영화를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빈곤율과 실업률을 낮추고 있음에 비춰 새 정부도 이 같은 노선을 따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물론 아르헨티나 정가에서는 한 번의 선거로 페론주의 몰락을 주장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하지만 포퓰리즘이 결코 국민에게 유리한 정치적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유권자의 판단은 앞으로 아르헨티나는 물론 남미 전체에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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