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전 미래 성장동력 점찍어 2000억대 적자 등 난관에도
"포기말고 길게보자" 밀고나가 결국 중대형 배터리 기술 선도
한중미 3각 생산체제 구축 완료… 글로벌 완성차들 러브콜 잇따라
LG화학이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이로써 LG화학은 한미중 배터리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완성하고 순수 전기차 기준 연 18만대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춤과 동시에 급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LG화학은 27일 중국 난징시 신강 경제개발구에서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장레이 장쑤성 부성장 등 중국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준공된 LG화학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축구장 3배 이상 크기인 2만5,000㎡ 면적에 지상 3층으로 건설됐다. 이 공장은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320㎞ 이상 주행가능) 5만대 이상,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 기준으로는 18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공장 준공으로 물류비용을 낮춰 원가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내 배터리 공급은 한국에서 생산, 수출해왔다.
또한 현지 고객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셀부터 모듈·팩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괄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LG화학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내년부터 현지 자동차 메이커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미 중국 현지에서 100만대분 이상을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중국 완성차그룹 1위인 상하이를 비롯해 2위인 둥펑, 3위인 디이 등 'Top 10' 중 절반 이상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승용·전기버스까지 다양한 차종의 수주를 지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권영수 사장은 이날 "이번 준공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며 "난징 공장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2020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 매출 1조5,000억원, 시장점유율 25% 이상을 달성해 중국 내 배터리 생산 1위 자리를 확실히 굳힐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의 성장동력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은 배터리 사업은 24년 전 구본무 회장이 뿌린 작은 씨앗에서 출발했다. 당시 그룹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영국 출장길에 원자력연구원(AEA)에 들렀다가 충전해서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 전지를 접하고 미래 성장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그는 귀국하면서 직접 2차 전지 샘플을 가져와 럭키금속에 연구 맡겼다. 1996년에는 이 연구 조직을 소재분야 연구에 강점이 있는 LG화학으로 이전해 연구를 지속시켰다.
그러나 계속되는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2005년 애플의 리콜 사태, 신제품 출시 지연 등으로 2차 전지 사업이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을 때는 비관론이 극에 달했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구 회장은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임직원을 다독이고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고 독려했다.
이후 소형전지 부문에서 먼저 성과가 나타났다. 소형전지는 2007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매년 수백억씩 이익을 내는 알짜 사업부로 변신했다.
이제는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과 수주 능력을 입증하며 턴어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2010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2011년 충북 오창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해 가동하고 있으며 이번 난징 공장까지 합쳐 글로벌 3각 생산 체제를 완정하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포드·폭스바겐·르노·아우디·다임러 등 20여개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유럽 등에서도 수주 물량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향후 유럽 현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한미중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자동차 배터리 사업이 고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포기말고 길게보자" 밀고나가 결국 중대형 배터리 기술 선도
한중미 3각 생산체제 구축 완료… 글로벌 완성차들 러브콜 잇따라
LG화학이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이로써 LG화학은 한미중 배터리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완성하고 순수 전기차 기준 연 18만대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춤과 동시에 급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LG화학은 27일 중국 난징시 신강 경제개발구에서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장레이 장쑤성 부성장 등 중국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준공된 LG화학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축구장 3배 이상 크기인 2만5,000㎡ 면적에 지상 3층으로 건설됐다. 이 공장은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320㎞ 이상 주행가능) 5만대 이상,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 기준으로는 18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공장 준공으로 물류비용을 낮춰 원가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내 배터리 공급은 한국에서 생산, 수출해왔다.
또한 현지 고객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셀부터 모듈·팩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괄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LG화학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내년부터 현지 자동차 메이커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미 중국 현지에서 100만대분 이상을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중국 완성차그룹 1위인 상하이를 비롯해 2위인 둥펑, 3위인 디이 등 'Top 10' 중 절반 이상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승용·전기버스까지 다양한 차종의 수주를 지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권영수 사장은 이날 "이번 준공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며 "난징 공장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2020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 매출 1조5,000억원, 시장점유율 25% 이상을 달성해 중국 내 배터리 생산 1위 자리를 확실히 굳힐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의 성장동력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은 배터리 사업은 24년 전 구본무 회장이 뿌린 작은 씨앗에서 출발했다. 당시 그룹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영국 출장길에 원자력연구원(AEA)에 들렀다가 충전해서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 전지를 접하고 미래 성장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그는 귀국하면서 직접 2차 전지 샘플을 가져와 럭키금속에 연구 맡겼다. 1996년에는 이 연구 조직을 소재분야 연구에 강점이 있는 LG화학으로 이전해 연구를 지속시켰다.
그러나 계속되는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2005년 애플의 리콜 사태, 신제품 출시 지연 등으로 2차 전지 사업이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을 때는 비관론이 극에 달했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구 회장은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임직원을 다독이고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고 독려했다.
이후 소형전지 부문에서 먼저 성과가 나타났다. 소형전지는 2007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매년 수백억씩 이익을 내는 알짜 사업부로 변신했다.
이제는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과 수주 능력을 입증하며 턴어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2010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2011년 충북 오창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해 가동하고 있으며 이번 난징 공장까지 합쳐 글로벌 3각 생산 체제를 완정하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포드·폭스바겐·르노·아우디·다임러 등 20여개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유럽 등에서도 수주 물량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향후 유럽 현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한미중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자동차 배터리 사업이 고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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