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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317억·휴롬 180억… '중국판 블프' 특수 제대로 누렸다

광군제 매출 16조 신기록… 한국기업도 대박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가 11일 하루 동안 매출 16조5,000억원의 신기록을 거두며 화려하게 끝났다. 알리바바의 목표치는 물론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돌면서 광군제는 시작 7년 만에 전세계 25개국 4만여개 업체들이 동참한 글로벌 쇼핑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해외 기업 중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오르며 광군제의 수혜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알리바바에 따르면 자사 인터넷쇼핑몰인 티몰·타오바오 등의 총 온라인 매출액은 912억위안(16조4,980억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거래의 68%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졌고 232개국 소비자가 광군제에 참여했다. 물류 배송 주문만 4억6,700만건에 달했다. 분유·견과류·꿀·자동차·손목시계·휴대폰 등 8종은 24시간 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예정이다. 업체별로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판매 1위에 올랐고, 유니클로·샤오미·메이쭈 등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글로벌 브랜드 중에서는 나이키·뉴발란스 등이 톱 20위 안에 들었다.

광군제 초대박 흥행에 한국 기업들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알리바바의 티몰 글로벌에 입점한 한국 업체들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물건을 팔았다. 화장품, 패션의류, 유아동 용품 순으로 인기가 많았다.

티몰 글로벌이 아닌 중국 현지 법인을 통해 티몰 사이트에서 의류를 파는 이랜드도 대박을 터뜨렸다. 이랜드는 티몰을 통해 11일 하루만 1억7,500만위안(약3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국내 기업 중 1위, 글로벌 패션 기업 중 3위에 해당한다. 티니위니 후드티(4,000장), 티니위니 다운점퍼(3,600장), 이랜드 트렌치코트(3,200장) 등은 2시간 만에 완판될 정도. 이랜드 관계자는 "폭증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물류 직원을 기존보다 10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중국인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한류 육아' 붐으로 국내 유아동 기업도 광군절 수혜를 제대로 누렸다. 국내 유아동전문브랜드 제로투세븐 중국 온라인몰 매출은 일 평균 대비 110배 급증했다. 최근 티몰과 타오바오에 입점한 아가방앤컴퍼니는 광군절 당일 새벽 0시부터 '최대 90% 할인 판매' 등 대규모 이벤트를 실시, 10분 만에 약 12만위안(2,170만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박용운 아가방앤컴퍼니 글로벌부문 부문장은 "광군절 하루 동안 총 판매금액은 아가방앤컴퍼니의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100여개의 하루 매출을 초과했다"고 전했다.

K뷰티의 저력도 다시금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 마몽드의 경우 하루 동안 티몰 내 판매액이 3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광군제 하루 판매액이 1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년 대비 116%가량 성장한 셈이다.

제품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중기업체도 제대로 날았다. 락앤락은 광군제 기간 티몰에서 2,600만위안(약 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2월부터 한류 스타 이종석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올해 온라인쇼핑몰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보온병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휴롬은 광군제 당일 주스기 5만여대를 팔아 18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9배 이상 늘어난 수치. 티몰의 소형가전 페이지에 필립스 등과 나란히 최상단에 소개된 휴롬은 티몰에서 판매하는 상위 10개 제품의 평균가보다 약 4배 높은 가격으로 팔렸다. 김재희 휴롬 영업본부 중국팀 부장은 "중국에서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휴롬으로 만든 건강주스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결과 소비자들이 광군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지갑을 연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김민정·박진용기자 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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