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당분간은 선진국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신흥국보다 경제 전망이 밝은데다 선진국 통화에 대한 원화 약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추가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자산운용사 해외주식운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금리 인상 이후 해외투자 전략'에 대해 질문한 결과 대부분이 신흥국 비중이 높았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선진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70% 가까이 높이고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30%까지로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선진국 경제 상황이 양호한데다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와 일본과 유럽 통화의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지속돼 투자수요가 늘어나 자산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과 일본은 추가 양적 완화로 경제 회복세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미국 시장의 경우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승 패턴을 유지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 지속으로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은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신흥국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한 준비가 부족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성만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신흥국 중에서도 원자재 의존도가 높고 경상수지가 적자인 국가들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며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이 튼튼하고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이 크지 않은 국가들은 앞으로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진국에 투자할 경우 환노출형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는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강세가 지속되면 선진국들의 통화가치는 원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고 선진국에 투자한 상태에서 해당 국가 화폐 대비 원화가치가 높아지면 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이익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해외펀드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우 해당 국가의 화폐로 직접 투자하지만 중국·러시아·브라질 등은 달러로 환헤지를 하고 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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