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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윤진산업(회장 윤영근·사진)은 국내 모피원단의 50%를 공급하는 대한민국 모피산업의 선두주자다. 지난 197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모피명가 윤진패션과 윤진모피의 모기업으로 캐나다와 핀란드, 덴마크, 미국 등의 경매회사를 통해 구입한 원피를 가공해 모피원단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계열사 자체 소화물량은 물론 국내 수요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윤진산업을 통해 공급되고 있으며 밍크와 여우는 물론 단비와 코요테, 그리고 마리당 원자재 값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링스 등 다양한 특수소재를 패션용 원단으로 가공하고 있다.
이 값비싼 모피들은 밍크의 경우 50여 가지, 여우는 18가지 공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원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모피 내부의 지방질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 털이 있는 그대로 가죽 원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숙련된 장인들의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카이빙(가죽을 깎아내는 공정) 작업은 30년 이상의 베테랑들만 투입될 정도다. 모피의 품질은 사용되는 약품과 불순물을 흡착하는 톱밥, 물의 온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원단가공(드레싱)의 온도유지를 위해 목재로 제작된 탄닝 약품조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야말로 명품을 탄생시키기 위한 장인들의 피땀 어린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 모피가공이다. 덴마크나 핀란드 같은 선진국에서 모피를 국가사업으로 육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영근 윤진산업 회장은 “고가의 밍크원단을 가공하는 과정인 만큼 숙련공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국민소득 4만불 이상을 키워내기 위해서라도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끌 소재나 뿌리산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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