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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1> 새판짜는 재계-어떻게 되고 있나

비주력 팔고 본업은 추가인수… 메가톤급 빅딜 연내 또 나온다

지난달 롯데그룹으로의 편입이 결정된 삼성정밀화학의 울산 공장 전경. 롯데그룹은 삼성정밀화학을 통해 범용 제품 위주였던 기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삼성정밀화학은 롯데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글로벌 특수화학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사진제공=삼성정밀화학


해운·철강 등은 정부 개입 시사… 고강도 추가 구조조정 불가피

전자·금융·바이오 중심 재편… 삼성, 추가 합병·매각 점쳐져

친환경차에 주력하는 현대차, 현대카드 지분매각설도 돌아

SK·롯데 등도 M&A 이어갈듯


올해 재계를 관통하는 이슈는 '위기'다.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이 6%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국내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우리의 주력 수출대상이 휘청이고 있는 탓이다. 4대그룹의 한 재무책임자(CFO)는 "위기 상황이 거시경제적 분석 패턴보다 훨씬 오래 갈 수 있다"며 "어쩌면 지금이 사업 재편을 진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환 위기 이후 정부가 해운이나 철강·화학 같은 특정 업종을 대상으로 직접 구조조정 가능성을 내비치고 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그룹이 연말 대규모 인사와 비용절감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빅딜과 사업재편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갖춰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심리가 기업 전반에 팽배해 있다. 국내 산업의 지도 재편은 이제 시작으로 앞으로도 산업별로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말이다.

특히 주요 기업들이 옛 선단식 경영을 탈피하고 자율적 빅딜에 나서고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정부까지 한계 업종에 대한 대대적인 반강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업계 순위는 물론 재계 서열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CJ케이블넷을 사들인 SK의 한 고위관계자는 "CJ케이블넷 인수는 인터넷TV(IPTV)를 하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방어적 성격"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통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어렵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한 인수합병(M&A)"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만 해도 가지치기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74개에 달했던 계열사 수는 올 4월 기준 67개로 줄었다. 지난해만 해도 테크윈을 포함해 4개사를 한화를 넘겼고 지난달에는 삼성정밀화학과 BP화학, 삼성SDI 케미칼 사업을 롯데에 팔기로 했다.

삼성은 부인하지만 전자계열사의 추가 합병이나 비주력사업 매각이 추진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다.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와 지금까지의 행보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삼성이 전자와 금융, 바이오 3각축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와 가상현실(VR) 사업을 키우고 있어 삼성에서 시작되는 산업지도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회장이 복귀한 SK도 "잘하는 분야에서 더 잘하겠다"는 기본 원칙 아래 에너지와 반도체·통신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 회장이 "강한 SK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추가 사업재편과 대형 M&A 가능성이 점쳐진다. SK에 CJ케이블넷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한 CJ도 M&A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친환경차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현대차가 앞서 있는 수소차 분야에서는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시장 공략을 더 강화한다. 현대차는 철강(현대제철)부터 자동차 제작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 나오는 현대카드 지분매각설도 현대차가 핵심사업에 집중하지 않겠느냐는 게 근거다.

스마트폰 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LG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연말을 전후해 M&A나 사업재편, 대대적인 인사혁신이 나올 것이라는 게 LG 안팎의 시각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변화하는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근본적이면서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며 "내년에는 신사업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 몸집을 급격하게 불리고 있는 롯데도 추가적인 M&A가 예상된다. 롯데는 2010년 이후 21건, 7조6,377억원 규모의 M&A를 해왔다. 현재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지만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빅딜이나 혁신적인 사업재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는 방산과 화학·유통·에너지에 집중한다. 방산과 화학에서 M&A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놓았고 면세점 사업을 새로 시작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다. GS와 한진·두산 등도 경영 내실화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철강과 화학도 추가적인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해운은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고강도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철강과 고순도테레프탈산(PTA) 같은 일부 화학 분야도 정부의 사정권 안에 들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구조개편이 나올 수 있다.

조선은 자체 구조조정을 비롯해 매각 예정인 대우조선해양이 걸려 있다. 대우조선은 업계 판도는 물론 재계 서열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물건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좋지 않아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업황이 좋지 않은 조선과 건설·해운·철강·화학 등은 추가 재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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