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자락을 내려와 혜화동 평지에 들어서면서 한양도성의 수난이 시작된다. 군데군데 뚫린 도로에 성곽은 아예 없어졌고 남아 있더라도 다른 건물이 올라탄 상태다. 학교를 포함한 공공건물이나 일반주택을 막론하고 담장 아래 축대로 사용된 성돌을 볼 수 있다. 방어용인 한양도성 자체가 언덕의 능선을 이은 것이기 때문에 성곽 위치는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힘깨나 쓰는 자들이 이를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사진은 성곽 위에 올라서 있는 혜화동 옛 서울시장 공관. 원래는 지난 1940년에 지은 건물인데 광복 이후에도 무신경하게 사용됐다. 서울시장은 2013년 다른 곳으로 이사했고 공관은 현재 한양도성 안내센터·전시관을 위해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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