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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비트코인'… 중국수요 늘고 EU 화폐 규정에 급등세

지난주 장중 500弗 터치


"최근 추세로는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투자하는 것보다 낫다."

비트코인 대형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폐쇄되는 등 굴욕을 겪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신원미상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인터넷상의 가상화폐로 발행 기관의 통제 없이 다자간 파일공유(P2P)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익명으로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비트코인은 미래 화폐로 각광받으며 지난 2013년 가격이 1,038.2 달러까지 폭등했으나 지난해 말 대형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하고 해킹 등으로 결제 시스템의 결함이 드러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쳐 200∼300달러 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은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4.43% 올랐으며 장중 한 때 50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9월 말(비트코인 당 250달러)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이같은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금값은 올 들어 6.3%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금값은 전일대비 0.54% 하락한 온스당 1,111.00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값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금값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마켓워치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와 금값 하락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중국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중국 증시가 출렁이면서 시장불안으로 빠져나온 돈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중국 투자자들이 올들어 9월까지 중국 증시에서 빼낸 돈은 6,690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9월 한달간에만 1,940억 달러가 증시를 이탈했다. 베리 실버트 디지털커런시그룹 창업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의 비트코인 수요가 늘면서 "지난 2주 동안 중국에서 비트코인이 5~8%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며 설명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최근 비트코인을 화폐로 규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지난달 22일 유럽사법재판소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규정하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EU는 법정 화폐에 가산세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지구 중 하나인 EU가 비트코인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하면서 비트코인 사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금융회사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높아진 것도 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지목된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대형 금융회사들은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으며 그 외 금융회사들도 비트코인으로 증권, 파생상품 등을 거래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의 보안을 위해 쓰였던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를 중앙집중형으로 기록하지 않고 블록으로 나눠 전송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이고 해킹 방지 등 보안면에서도 탁월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앞으로 15년 내에 스위스 프랑과 호주 달러 처럼 널리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최근 미국 CNBC는 영국의 마지스터 어드바이저스를 인용해 2030년까지 비트코인이 세계 준비통화 규모에서 6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마지스터 어드바이저스는 기술기업들의 인수합병(M&A) 자문회사로 세계 30개의 비트코인 회사 인터뷰를 진행하며 전망치를 수집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준비통화는 세계 각 정부와 기관들이 대외 지급을 위해 보유한 통화로, 현재 가장 대표적인 통화는 미국 달러화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중국에서 영업 중인 다단계 방식의 러시아 금융거래 사이트 'MMM' 때문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사이트는 가입한 회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다단계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비트코인을 사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MM측은 웹사이트에 매월 30%의 수익률 보장을 미끼로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MMM은 세르게이 마브로디라는 러시아인이 설립한 회사로, 그는 2000년대 초반 러시아인 1,000만 명 이상에게 1억1,000만루블(19억 8,000만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사기 행각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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