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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탄생 100년] 소신·신념의 아산

경부고속도 건설·소떼방북 등 옳다고 생각하면 반대 거세도 과감히 실행

인간 정주영의 삶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신'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아무리 반대가 거세더라도 끝까지 해내고야 말았던 인물. 아산 정주영의 업무 추진 방식은 소신과 신념이라는 단어로 잘 표현된다. 그의 삶을 우리가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는 소신이 과감한 의사결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익·평판 등 외부적인 요소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면 남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원동력을 상실하기 쉽다. 비슷한 상황에서 내린 비슷한 결정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이점을 가짐과 동시에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혁신성을 반감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건 어떤 이야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철학을 가졌을 때 가능한 법이다.

논어 '자로' 편에는 어떤 사람이 올바른 사람인가에 대한 스승과 제자의 대화가 등장한다. 어느 날 공자와 그의 제자 자로(子路)가 인간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자는 스승에게 '모든 사람이 칭찬하는 사람이 올바른 사람인가'하고 묻는다. 그러자 공자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도, 미워하는 사람도 올바른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한다. 공자는 교언영색(巧言令色), 즉 외교적인 말솜씨와 호인인 척하는 면모로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소신'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려서부터 유학(儒學)에 밝았던 아산에게서도 공자와 같은 소신파의 면모가 발견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60년대 박정희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경부고속도로 프로젝트와 관련된 의사결정. 당시 박정희 정부는 조국 근대화정책의 일환으로 서울~부산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박 대통령의 마음을 붙잡은 것은 다름 아닌 아산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산업 인프라의 구성을 위해서는 물류시설이 필요하며 서울과 항도 부산을 잇는 도로야말로 첫 번째 선결 조건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소떼 방북도 대북 교류의 색안경을 깨 부셨다. 당시만 해도 "북한 지도층은 전범이며 전범과의 소통은 불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아산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길에 나선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남북 경협 사업의 전초를 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요인·평판요인 등 다양한 측면이 있지만 멀리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감한 소신이 아산을 '세상을 구하는 경영자'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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