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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삼성 빅딜] 롯데, 국내 톱2 화학기업으로… PC·ABS사업 시너지가 성공 열쇠

삼성 PC·ABS 분야 점유율 높아

롯데 신동빈
신동빈(앞줄 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월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방문해 사업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신 회장은 1990년 롯데케미칼에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한 만큼 화학 사업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사진제공=롯데

롯데케미칼이 연매출 20조원 규모의 국내 톱2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맞은 가운데 합병의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삼성SDI 케미칼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인수로 규모의 경제 실현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이를 기대하며 강력하게 이번 인수합병(M&A)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증권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금액 대비 M&A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롯데와 삼성은 30일 삼성 화학 3개사의 M&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 화학 3개사의 총매출은 약 4조3,000억원으로 롯데케미칼이 이들을 인수하면 연매출 20조원대의 덩치를 갖추게 된다.

이는 국내 화학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1위인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22조원이었으며 지난해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 등을 인수한 한화케미칼(약 19조원)이 2위였다. 몸을 불린 롯데케미칼이 한화케미칼과 나란히 톱2를 다투며 LG화학과도 격차를 좁힌 모양새다.

업계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M&A의 시너지 효과다. 이와 관련해서는 전망이 일부 엇갈린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기대효과에 대해 '규모의 경제'와 '사업 다각화'를 핵심으로 꼽았다.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화학제품은 삼성SDI 케미칼 부문이 생산하는 폴리카보네이트(PC) 등 합성수지의 원료가 된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중국 후발주자들의 경쟁을 따돌리기 쉬운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PC공장은 8만톤 규모지만 삼성SDI는 24만톤을 생산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범용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데서 벗어나 이미 기반이 잡힌 고부가 화학 사업도 확보한다. 삼성SDI 케미칼 부문은 자동차 내외장재, 가전·전기전자 제품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 합성수지(ABS) 부문에서 국내 2위, 세계 6위(생산능력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ABS는 자동차 제조사들로부터 인증을 받기 어렵지만 삼성SDI는 이미 400개 이상의 인증서를 갖고 있어 시장 공략이 쉽다. 삼성SDI는 고강성 내외장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 부문에서도 국내 1위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도 각각 염소·셀룰로스 계열 정밀화학 제품과 초산 등의 주력 품목으로 국내외에서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신 회장이 이번 M&A를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신 회장은 지난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으로 입사했다. 그는 식품·유통 등 기존 사업보다 화학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꾸준히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대와 달리 이번 '빅딜'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앞서 미국에서 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에틸렌 생산 규모를 400만톤까지 늘리기로 한 상황"이라며 "몇달 만에 ABS·PC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M&A의 효과와는 별개로 이번 빅딜이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롯데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이번 M&A에 대해 보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을 에워싸고 있어 보고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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