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는 단순히 연비만 좋은 자동차가 아니었다. 차체에 달고 있는 ‘하이브리드’ 배지 그 이상이었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는 연료 효율성뿐만 아니라 폭발적인 달리기 성능까지 가진 두 얼굴의 차량이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닛산이 만든 차를 탈 때마다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역동적인 달리기 성능이다. 닛산은 대중 브랜드임에도 늘 맛깔나는 주행성능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이 만든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도 마찬가지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몸짓은 한 순간에 육상선수처럼 돌변을 하곤 했다.
인피니티가 포뮬러원(F1) 머신에 사용하는 기술을 녹여 넣은 Q50은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인피니티는 Q50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바로 Q50S 하이브리드다. 인피니티는 이 녀석을 하이브리드 모델답지 않은 고성능 차량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알려주는 엠블럼을 제외하면 겉모습에서 Q50 모델과 차이점을 발견하긴 어렵다. Q50S 하이브리드는 차체가 낮고 넓다. 안정감 있는 비율은 스포티한 차량 특성을 드러낸다. 납작한 후드에서 시작해 천장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은 바짝 올라간 트렁크로 떨어진다. 꺾쇠(> )모양으로 긴장감을 준 C필러와 날카롭게 치켜뜬 풀 LED 헤드라이트는 역동감 넘치는 디자인을 더욱 강조한다. LED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한 후면부는 전면부 모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나무 장식 대신 알루미늄 마감을 사용한 실내는 젊은 감각을 뽐낸다. 인체 공학적으로 세밀하게 디자인한 가죽시트는 스포츠 드라이빙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센터페시아에는 디스플레이 화면 두 개가 위아래로 자리잡고 있다. 위에 있는 8인치 화면은 내비게이션 전용이다. 국산 내비게이션 제품을 사용해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였다. 아래에 있는 7인치 화면은 차량 운행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보여준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구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전기 흐름과 충전 정도 등을 이곳에서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차량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각종 스마트 기기의 블루투스 연결도 빠른 편이다.
동급에서 가장 긴 휠베이스(2,850mm·차량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 거리)와 얇게 설계한 앞좌석 등받이 덕분에 뒷자리 공간도 여유롭다. 뒷좌석은 6대 4로 분할해 접을 수 있어 부피가 큰 물건들도 적재할 수 있는 실용성을 갖추고 있다.
폭발적인 가속력 돋보여
시동 버튼을 누르면 우선 전기 모터만이 깨어난다.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면 ‘스르륵~’ 미끄러져 나간다. Q50S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만 이용해 최고시속 100Km까지 달릴 수 있다. 사람들은 ‘하이브리드’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으면 ‘심심한 차’라고 여기기 십상이다. 연비 좋고 조용하지만,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Q50S 하이브리드는 이런 선입견을 깨트리는 차다. 이는 구동계만 봐도 알 수 있다. Q50S 하이브리드는 3.5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306마력)과 50Kw급 전기 모터(68마력)를 탑재하고 있다. 합산출력은 374마력, 토크는 57.1Kg·m에 달한다. 폭발적인 힘을 제어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단변속기(CVT) 대신 전자 제어식 7단 자동 변속기를 달고 있다.
가속페달을 깊게 누르면 차가 쏜살같이 튀어 나간다. 인피니티코리아는 Q50S 하이브리드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5.1초가 걸린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선 놀랄만한 기록이다. 이 수치는 실제 가속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처음부터 강한 토크로 밀어붙인다. 속도계 바늘이 순식간에 오른쪽으로 돌아가지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다. 고성능 스포츠카 뺨치는 달리기 실력이라 할 만하다.
Q50S 하이브리드에는 차량 주행 성격을 바꿀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가 달려 있다. 스탠더드, 스포츠, 스노우, 에코, 퍼스널 모드로 구분해 운전자가 선호하는 주행 성격이나 노면 상태에 따라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탠더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꿔 달리면 차량 성격이 확연히 달라진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힘을 쏟아 붓는다. 엔진 반응은 예민해지고 변속은 보다 빨리 이뤄진다. 안전한 고속 주행을 위해 운전대도 무거워진다. 스트레스 없는 가속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Q50S 하이브리드는 고속주행 안정성도 훌륭하다. 뒷바퀴 굴림 차량 특성이 그대로 나타난다. 지면에 단단히 붙어 회전하는 코너링도 만족스럽다. 더 대단한 건 제동력이다. 보통 하이브리드 모델 차량은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조금 다른 브레이크 감각을 보여준다. 일반 차량과 달리 브레이크가 무거운 느낌을 준다. 반응도 살짝 느리다. 제동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다시 담는 ‘회생 제동 장치’ 때문이다. Q50S 하이브리드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같은 브레이크 감각을 보여준다. 게다가 제동성능이 매우 우수하다. 고속 제동 시에도 밀리지 않고 강하게 차체를 멈춰 세운다.
호쾌한 달리기 능력에 빠져 연료 효율성에 대해 잠시 잊었다. 주행을 마치고 계기반을 보고 나서야 이 차가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를 150Km 정도 달린 결과 평균 연비는 리터당 12Km로 나타났다. 공인 연비 12.6Km/l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치곤 높은 연비가 아니다. 하지만 3.5리터급 가솔린 엔진을 달고 있는 일반 차량보다 리터당 3~4Km 더 나오는 좋은 수치임에 분명하다. 스포츠 주행으로 가속페달을 과감하게 밟은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한 하이테크 차량
Q50(Q50S 하이브리드 포함)은 안전성도 우수하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2015 상반기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평가 차종 중 최고 점수인 92.1점(종합등급 1등급)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Q50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선정 ‘2015 올해의 안전한 차’에 뽑히기도 했다.
Q50S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앞 차량의 상대적인 속도와 거리를 감지한다. 만약 충돌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스스로 안전벨트를 조이고 운전자에게 시청각 경고 사인을 보낸다. 이 단계에서도 운전자가 제동을 걸지 않으면 ‘전방 비상 제동장치’가 자동으로 제동장치를 강하게 작동시킨다. 이외에도 차선 이탈 경고,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 각종 안전 기술을 탑재해 탑승객의 안전을 배가시켰다.
인피니티가 내세우는 브랜드 철학은 ‘영감을 주는 퍼포먼스(Inspired Performance)’다. Q50S 하이브리드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연료 효율성만을 강조하지 않고 강력한 성능을 함께 이끌어냈다.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기를 버리지 않았다.
인피니티코리아는 Q50S 하이브리드의 경쟁차로 고성능을 표방하는 아우디 A5 쿠페와 BMW 428i M 스포트에디션을 꼽았다. 고연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렉서스 ES300h도 경쟁자로 지목했다. 독일 프리미엄 고성능차와 하이브리드 종가 렉서스까지 모두 대응할 수 있다는 인피니티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가격은 에센스 트림 5,620만 원, 하이테크 트림 6,120만 원이다. 순수한 성능을 바란다면 에센스를, 500만 원어치의 첨단 안전·편의장치를 더하고 싶다면 하이테크를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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