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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 200만명 일터로 보내자] 고용 性격차 줄수록 성장률↑… 女力 키울 보육인프라 늘려야

<상> 지속성장 키워드는 여성 고용

여성고용률 남성과 20%P 차이^ OECD 꼴찌수준

저출산·고령화 극복하려면 女인재 활용이 필수요건

일·가정 양립할수 있게 유연근무제 도입 등 서둘러야

일자리 찾는 장년 여성<YONHAP NO-2139>
취업박람회를 찾은 여성들.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인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남성과의 격차가 너무 크다. /서울경제DB

우리나라가 인구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6월 여성 인구가 남성을 앞선 '여초(女超) 시대'가 열렸다. '고용률 70% 달성'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의 목표를 이루려면 세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인재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 고용률은 올 1월 현재 55.3%(15~64세 기준)로 남성 고용률 75.0%와 20%포인트에 달할 만큼 격차가 크다. 전체 고용률이 65.2%의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셈이다.

반면 선진국일수록 남성과 여성의 고용률 격차는 축소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스웨덴의 여성 고용률은 74.4%(2013년 기준)로 남성 고용률의 79.4%에 육박한다. 스웨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9,500달러를 웃돈다. 선진국의 경우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에서 두 배로 늘어나는 동안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평균 9%포인트 높아진다는 통계가 있다. 반면 우리는 1995년 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연 후에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증가는 1%포인트 정도로 미미했다. 여성 인재 활용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시간제 일자리가 잘 발달된 네덜란드의 고용률은 남성 81.1%, 여성 70.8%이고 영국은 남성 79.2%, 여성 68.5%이다. 자유방임적 노동시장을 가진 미국도 여성 고용률이 65.7%이며 남성은 76.8%로 대부분 선진국의 남녀 고용률 격차는 10%포인트 안팎이다.

남성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GDP 상승을 위해서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야 한다.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 추세를 반영하면 결국 양질의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경제성장 잠재력 확보의 필수조건이라는 얘기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오은진 박사는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 격차가 줄어들수록 GDP와 1인당 GDP 증가율이 상승한다"며 "남녀의 고용률 격차가 현재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만 줄어들어도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GDP 증가율은 0.4%포인트, 연평균 1인당 GDP 증가율은 0.5%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선진국은 어떻게 높은 여성 고용률을 달성하고 남성과의 고용률 격차를 줄일 수 있었을까. 우리의 낮은 여성 고용률은 이른바 '경단녀'로 불리는 경력단절여성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남성과 취업의 첫 출발은 비슷하지만 출산·양육 등으로 경제활동이 단절된다는 얘기다. 2013년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65%는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이 재취업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9.7년으로 집계됐다.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선진국의 경우 고용 인프라가 확충돼 있어 사실상 여성의 경력단절이라는 것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특히 유럽 선진국들은 남녀에게 동등한 부모 역할을 수행하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여성의 경력유지와 일·가정 양립을 지원해 여성 고용률 제고를 위한 제도와 인프라들이 뿌리내리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 일정 기간 휴직하고 아이를 돌본 다음 회사로 돌아올 수 있는 안정적인 육아휴직제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게끔 업무형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유연근무제도, 집 밖에서도 아이들을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보육시설 등이 경단녀를 줄일 수 있는 인프라로 꼽힌다.

여성 고용률이 높은 스웨덴의 경우 부모 모두 12개월에 각각 2개월씩 더해 총 16개월의 육아휴직제를 시행하고 남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최대 약 190만원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성평등보너스제도'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이어서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이 44%(2008년 기준)에 달한다. 업무형태도 전일(全日)제, 하프타임, 쿼터타임 등으로 유연하다. 노르웨이의 경우 육아휴직의 '아버지할당제'를 도입해 자녀가 태어나 만 한 살이 되기 전 아버지에게 6주간의 유급휴가를 주고 있으며 85% 이상의 남성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 정지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성인력, 지속성장의 열쇠' 제하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여성 교육 실태나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경제 의식 변화를 감안하면 현재와 같은 경제활동 참여 부진은 매우 이례적이며 우려할 만한 현상"이라고 꼬집으며 "고부가가치 노동력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인재전쟁 시대에 졸업 후 5~10년씩 경력을 쌓은 30대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기업 입장에서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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