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각] 자산관리 승자의 조건


연초부터 다양한 금융제도 개혁에 시끌벅적하다.

지난달 22일부터 투자자가 직접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증권계좌를 열 수 있게 됐다. 이번 주에는 해외주식의 매매·평가차익·환차익에 대해 10년간 비과세하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가 도입됐다. 오는 14일에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선보인다. ISA는 예·적금, 펀드 등의 통합계좌로 매년 2,000만원씩 5년 동안 총 1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 연간 급여가 5,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5년간 총 250만원, 5,000만원 초과인 사람은 200만원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다양한 비과세 상품을 도입하기로 한 속내는 다소 복잡하지만 어쨌든 최종 목표는 '국민의 부(富) 늘리기'다. 저금리 기조에 국민의 자산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나서 판을 깔아준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리스크도 있다. 개인의 자산 증식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인데다 자칫 잘못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가 그렇지만 결과가 좋아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돈을 잃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장 가계소득이 줄어 경제 활력에 부담을 줄 것이고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국민적 원성도 자자해질 것이다.

금융당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모두 투자자들의 선택 기준은 수익률이지 고가의 마케팅 경품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투자 위험과 책임과 관련해 온전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투자를 권유하는 불완전판매 행태에는 철퇴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공은 금융업계로 넘어갔다. 업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핵심 화두는 완전판매와 수익률 극대화 두 가지다. 국민들은 은행과 증권업 간에 펼쳐질 경쟁 구도나 금융투자업계의 지각 변동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이 투자하는 상품이 어떤 상품인지 정확히 설명을 들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금융회사들이 돈을 제대로 굴려줘 살림살이를 더 나아지게 해주기를 기대한다.



0.1%도 아까운 저금리 시대에 비과세 적용은 큰 혜택이다. 그동안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주식 시장의 금융 상품에 문외한이었던 고객들도 비과세 혜택을 노리고 생소한 금융 상품을 찾아올 것이다. 금융업계 스스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제는 금융 상품을 찾는 고객이 자산 증식에 관심이 큰 일부가 아니라 세금 혜택을 받는 전 국민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공은 업계로 넘겼지만 여전히 심판 역할을 열심히 해야 한다.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개선이 필요한 제도는 과감히 고쳐나가고 감독을 강화해 새로운 제도의 도입 취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저금리 장기화에 새로운 자산 관리 시대가 열렸다. 최후의 승자는 고객의 사랑과 믿음을 얻는 자일 것이다. 금융회사든 정부든 마찬가지다.

김민형 증권부 차장 kmh204@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