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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 콜롬비아 평화 정착을 기원하며

중남미 유일한 6·25 파병국… 22만명 희생 내전 종식 눈앞

한국, 의료센터 건립 등 지원… FTA 발효 뒤 협력 확대 기대


커피와 에메랄드로 유명한 남미의 콜롬비아는 반세기가 넘도록 정부와 무장 게릴라 간 무력투쟁으로 인한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22만여명의 희생자와 73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함으로써 콜롬비아 내 심각한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것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커다란 장애가 됐다.

콜롬비아 내전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뿌리 깊은 빈부 격차와 정치 세력 간 무력을 불사하는 극한투쟁에 있다. 특히 1960년대 콜롬비아 농촌 지역에서 좌익 반군 게릴라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조직·본격화됐는데 이후 이에 대항하는 우익민병대가 만들어지고 이들이 모두 마약의 생산 및 거래에까지 손을 대면서 내전의 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

장기간 내전 종식을 위해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 정부는 2012년 10월 FARC와의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 후 쿠바 아바나에서 평화협상을 계속해왔다. 평화협상의 의제는 농촌개발 및 토지개혁, FARC의 정치 참여 보장, 분쟁종식, 마약 근절 및 밀매 퇴치, 내전 희생자 권리 보장 등 5개 항이다. 양측은 이미 4개 의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으며 지금은 남아 있는 마지막 의제인 분쟁종식 타결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산토스 대통령과 로드리고 론도뇨 FARC 사령관은 평화협상 개시 이후 처음으로 쿠바 아바나에서 회동하고 이달 23일까지 평화협정에 최종 서명하기로 합의했다. 또 서명 후 60일 이내에 FARC가 무장을 해제하기로 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공표했다. 이로써 평화협상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진입했고 콜롬비아는 지난 50년간 계속돼온 내전을 마침내 종식시킬 수 있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게 됐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국가들 중 유일하게 6·25 전쟁 당시 5,000여명의 전투부대원을 한국에 파병했으며 불모고지 전투 등에서 그 용맹을 떨친 바 있다. 이 인연으로 우리나라는 콜롬비아와 매우 긴밀한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협력 사업 중 대표적인 것이 조만간 개원될 '한·콜롬비아 우호재활센터'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콜롬비아 국방부가 힘을 모아 추진한 이 사업은 콜롬비아 내전에서 부상당한 군경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다시 사회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재활 훈련을 해주는 매우 현대적인 의료센터다. 이 센터는 한·콜롬비아 양국 간 협력의 상징이며 나아가 콜롬비아의 평화 정착을 기원하는 우리 정부와 국민의 우정의 표시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또 유엔 산하기구들과의 공동 프로젝트 등을 통해 내전으로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피난민들의 재정착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오랜 내전기간 중 도처에 매설된 대인지뢰 제거를 위한 사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 간 평화협정 서명으로 지난 반세기 이상 지속된 내전으로 인한 많은 문제들이 일시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 정부는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콜롬비아에 평화가 정착되게 되면 콜롬비아 정부는 향후 10년간 총 450억달러를 인프라 건설과 내전피해자를 위한 사회복지정책에 투자할 계획이기 때문에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우리의 새마을운동 경험은 콜롬비아의 농촌개발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하게 되면 한국과 콜롬비아 간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양국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나가는 평화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장명수 주콜롬비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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