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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금피아'

금감원 국장 출신 금융사 감사로

원로들은 사외이사로 대거 이동

오수상·성인석 前 국장 각각 삼성화재·현대해상 '둥지'

전광우·김창록 등 임원급은 코리안리 사외이사에 선임





최근 금융권의 인사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전직 금감원 출신들이 금융회사 감사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제한에서 막 풀린 새로운 올드보이(OB)들이 이전 금감원 출신들을 밀어내는 형국이다. 금감원 고위직을 떠난 지 수년씩 지난 인사들은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로 속속 재취업했다.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됐지만 결국 돌고 돌아 금융당국 출신들이 금융회사 고위직 자리를 이어받는 모습이다.

28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금융회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감원 국장 출신들이 대거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삼성화재가 25일 주총에서 오수상 전 금감원 손해보험서비스국장을 신임 감사로 선임했고 현대해상은 11일 성인석 전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장을 새 감사로 뽑았다. 오수상 전 국장은 2011년 금감원을 떠난 뒤 이듬해부터 지난해 9월까지 생명보험협회 부회장으로 재직했고 성 전 국장도 2011년 퇴직 후 그린손해보험 기업개선 대표 관리인, MG손해보험 부사장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금감원 퇴직 후 3년이 지나 ‘퇴직 전 5년 동안 일했던 부서와 연관이 있는 기관에 3년간 취업을 할 수 없다’는 공직자윤리법을 적용 받지 않는다. 삼성화재의 전임 감사는 보험연수원장을 지낸 조병진 전 금감원 보험검사1국장, 현대해상은 나명현 전 금감원 런던사무소장이 지난해 6월까지 맡아왔다. 결국 금감원 출신 선후배들이 감사 자리를 되물림한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에 걸리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민간으로 직행하는 경우도 있다. 장병용 전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과 임병순 전 금융중심지지원센터 실장은 지난달 공직자윤리위의 심의를 통과해 각각 신협중앙회 검사·감독이사와 롯데카드 감사로 선임됐다. 직전까지 금감원에 몸 담았지만 공직자윤리위는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해 재취업을 허용했다. 정헌호 전 금감원 홍콩주재원 실장은 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심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신한금융투자 신임 감사로 선임된 상태다.

상대적으로 젊은 OB들이 감사 자리를 꿰찬 반면 임원급 원로들은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지난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전 전 이사장은 초대 금융위원장, 김 전 총재는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했다. IBK 기업은행 역시 2월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용근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밖에 NH농협금융 사외이사에는 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과 손상호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포진해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문성 측면에서 감사나 사외이사의 금융당국 출신을 대체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면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비록 OB지만 아직 당국과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세월호 참사 이후 공직자의 민간 재취업에 대한 사회의 눈초리가 따가운데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등의 흑역사에 비춰볼 때 금융당국 출신들의 민간행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낙하산의 전유물이었던 부회장 직제를 없애고 신설한 각 금융협회의 전무 자리에도 벌써부터 금융당국 출신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파다하자 노조에서는 이날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금감원 인사들이 대거 민간에 자리를 튼 것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미묘한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이라는 이유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금융위 측은 “정부와 교감 없이 금감원이 식구 챙기기를 한 것 같다”며 불쾌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규기자 cmk25@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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