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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 패러다임 바뀐다] 단순보증 넘어 기술이전·투자까지…기보 '창조경제 대들보' 역할

10여년간 150곳에 1,741억 직접투자

작년엔 262건 기술이전 계약 이끌어

기술력 초점 맞춘 금융지원 시스템

코스닥 상장기업 73%가 지원받아

기술보증기금이 지난해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국가핵융합연구소와 공동으로 개최한 ‘유망기술 이전 설명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와 연구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기술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이 기술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지난 1997년 3월 국내 최초로 기술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기술금융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기보가 문화콘텐츠와 직접투자 등 사업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국가들이 기보의 선진화된 기술금융 기법을 연구하기 위해 기보를 찾을 정도다. 올해 창립 27주년을 맞은 기보는 기술금융 선구자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평가 인프라를 더욱 개선해 ‘기술금융 명가(名家)’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73%가 기보 지원 받아=벤처 1조클럽에 가입한 휴맥스와 엔씨소프트, 카카오(이전 다음커뮤니케이션), 김기사(이전 록앤올).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뭘까. 창업 초기 매출액이 전혀 없어 사업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기보의 자금지원을 받아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2015년 코스닥 상장 기업 1,009개사 가운데 73%인 788개사가 창업 초기 기보의 지원을 받아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은 벤처 천억클럽 가입 기업 460개(2014년 기준) 중 92.8%인 427개사가 기보의 자금지원을 받았다. 매출실적이나 양호한 재무제표가 아니라 기술평가를 통해 기술금융 지원을 받은 업체가 대부분이다. 기보가 기술기업의 ‘수호천사’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보는 1997년부터 과거의 신용도나 재무정보를 배제하고 철저히 기술력에 초점을 둔 기술평가 시스템(KTRS)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기계와 정보통신·전기전자 등 전공 분야별 170여명의 박사급 직원을 포함해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580여명이 기술평가 전문인력이다.





◇신규보증의 50% 이상을 기술창업에 지원=기보의 기술금융은 담보가 없거나 신용이 축적되지 않아 제도 금융권에서 소외된 기술창업 중소기업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간 신규보증 지원금액의 50% 이상을 기술창업 기업에 배분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매출실적 없는 기업에 대한 지원비중은 2011년 7.8%에서 2012년 8.2%, 2013년 8.9%, 2014년 11.4%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14.5%까지 높아졌다. 저(低)신용등급 기업에 대한 지원비중도 2011년 37.5%에서 지난해 46.7%까지 높아졌다.

기업의 성장 과정 중 죽음의 계곡(창업 이후 3~7년)으로 일컬어지는 ‘데스밸리’ 극복을 위해 알바트로스 기업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창업 후 7년 이내 기업을 예비창업→창업단계→성장단계 등으로 구분, 단계별로 연계해 지원하고 있으며 데스밸리 기간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알바트로스 보증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직접투자·문화콘텐츠로 분야 확대=기보는 기술금융에 더해 기술이전과 직접투자,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등으로 활동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전국에 설치된 4개의 기술융합센터를 활용해 지난해 26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고 지식재산인수보증 247억원을 공급했다.

아울러 2005년에 도입한 보증연계투자 제도를 통해 현재까지 150개 기업에 1,741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와 코이즈·유비벨록스·에스에너지 등 18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넥스트의 경우 직접투자를 통해 투자금의 5배에 달하는 92억원의 수익을 실현했다.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중소기업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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