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단 해결 건강한 음악시장 만들자" KT뮤직도 추진, 업계 개선 움직임
멜론 미동참땐 자정노력 유명무실
끊임 없는 불공정 논란으로 음악업계 병폐로 지목됐던 음원 플랫폼의 '음원 추천제'가 업계의 자정 노력으로 폐지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추천곡 제도란 음원 차트 상단에 음원 사이트가 선정한 특정 음원을 노출하는 것으로, 추천 음원이 되면 음원 차트 순위 상승에 유리하다. 추천곡 선정 여부가 음원 차트 순위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까닭에 업계에서는 음원 차트의 공정성을 위해서 추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CJ E&M의 음악 포털 엠넷닷컴이 추천 서비스 폐지를 결정한 데 이어 벅스도 추천곡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벅스는 올해 안에 개선책을 확정하고 서비스 적용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벅스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지적돼 왔던 음악 시장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며 "벅스 등 음악 플랫폼을 비롯해 유통사·기획사·아티스트가 모두 상생하는 건강한 음악 시장을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음원 플랫폼 지니를 운영 중인 KT뮤직도 추천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뮤직의 한 관계자는 "추천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고 개선 방향에 대해서 고민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반면 음원 시장 업계 1위인 멜론을 운영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추천제도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로엔엔터 측은 "추천곡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통한 추천 등의 시도를 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엔이 음원 추천제 폐지 등 개선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업계의 자성 및 자정 노력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로엔의 음원 플랫폼 멜론은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음악 시장이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사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홍보 창구는 음원 사이트다. 특히 음원 사이트의 순위는 지상파 방송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매니지먼트사 및 아티스트들이 이에 목맬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각 연예기획사 및 매니지먼트사들은 멜론의 추천곡 담당자를 '관리'하는 인력까지 따로 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니지먼트사나 제작사들은 멜론 추천곡에 걸리게 하려고 로비를 할 수밖에 없고 찾아가서 거의 빌다시피 해야 한다"며 "불법은 아니지만 이 자체가 '갑질'이며 불공정하고 이렇게 만들진 음원차트도 공정하다고 할 수 없지 않냐"고 전했다. 또 다른 이는 "멜론 추천담당자와 관계를 좋게 하려면 멜론 쪽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한다"며 "멜론이 (이유를 말하지 않고)오라고 하면 갔다가 다시 가라고 하면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