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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급증하는 일본여행, 달갑지 않은 이유





관광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일본 구마모토 지진을 살펴보자. 최대의 피해자는 당연히 구마모토이고 구마모토현이 속한 규슈 지방이다. 일본을 빼면 아마 한국이지 않을까 한다. 한국 여행 업계는 그동안 규슈 관광 상품을 팔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둬왔다. 일본 언론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규슈 지방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은 280만명으로 이 중 50%인 140만명이 한국인이었다. 규슈 지역과 한국의 인연은 남다르다. 거리도 가깝고 역사상 교류가 많았던 지역이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온천도 규슈에 많이 있다.

지진에 따라 현지 관광 산업이 붕괴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의 타격을 받고 있다. 중요한 고객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여행사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인들에게 인기인 이 지역 관광 상품을 파는 데 당분간 제한을 받게 됐다.

사람들의 정서에도 달라진 부분이 있다. 지진 자체에 대해서 보자. 2011년 3월 동일본 지진 때와 이번 구마모토 지진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은 다소 바뀐 것 같다. 2011년에는 ‘그래도 이웃인데 도와주자’는 입장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방관적, 내지는 냉소적이다. ‘한 푼도 안 된다’는 주장도 등장한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정확하게는 일본인들이 문제다. 2011년 일본 민주당 정권은 인근 국가와의 화해에 비중을 뒀다.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가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지진의 충격으로 민주당 정권이 무너지고 현재 자민당의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선 후부터 돌변했다.



극우 아베 정권의 도발은 끝이 없다. 독도 영유권을 문제 삼고 일본군 위안부를 깔아뭉개며 역사교과서 왜곡, 강제 징용 군함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발생한 5년 만의 최악의 지진으로 주변국으로부터 위로와 동정을 받기는 힘들게 됐다.

관광 산업을 보자.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3년부터 일본에 가는 한국인이 늘어난 것은 아이러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012년 204만명이던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 2015년 400만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인의 관광지출은 1,466억엔에서 3,008억엔이 됐다. 3년 만에 두 배다. 물론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으로 일본 관광 상품 가격이 싸졌다는 측면도 있다. 한일 여행 업계가 대규모 프로모션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일본의 억지 도발에도 지속되는 관광을 통한 ‘퍼주기’다. 구마모토 지진과 함께 방송과 신문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장면이 ‘구마모토성’의 파괴된 모습이다. 구마모토성은 임진왜란 때 가장 잔혹한 약탈자였던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가 돌아와 1607년 자신의 영지에 지은 성이다. 약탈한 조선의 자원과 인력이 축성에 동원됐다. 안내판에는 가토의 ‘조선에서의 무공’만 흘러넘친다. 이런 구마모토성의 최대 관광객은 한국인이다.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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