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종교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갖는 신정(神政)국가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가장 높은 위치의 성직자이자 절대권력을 보유한 인물이어서 박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만난 것은 정치적 의미가 대단히 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테헤란의 최고지도자 집무실에서 30분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먼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높이 평가하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상생 협력을 추구하고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해 양국 국민들의 마음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답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박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 사절단과 함께 방문한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등 한국이 여러 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란은 한국으로부터 이를 진심으로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국이 이란의 경제 부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면서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향후 양국관계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낙후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새마을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해결하기 더욱 어렵다”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대통령이었던 1989년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박 대통령을 만나 ‘지역의 평화’에 대해 언급한 데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헤란=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