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최해민 "한국인은 못 오를 산이라던 인디카…정상 머지 않았죠"

미국 모터스포츠 한국인 개척자

'마이너리그' 인디라이츠서 활동

28일 '인디500'선 TOP5 자신

내년 인디카 정식 드라이버 목표

기업 후원으로 자금문제도 해결

"인디카계 박찬호 되는 것이 꿈"

최해민이 레이스 전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더블유미디어마케팅컴퍼니




“박찬호 선수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한국팬이 크게 늘었잖아요. 저도 인디카(미국판 포뮬러원)에 그런 존재가 되면 좋겠습니다.”

카레이서 최해민(32)은 디데이인 오는 28일(한국시간)만 바라보고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훈련센터에서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다. 5월 마지막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전사자 추모일)가 다가오면 미국은 인디500 모드에 돌입한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담금질에 들어간 ‘인디카의 박찬호’ 최해민을 서울경제신문이 만났다.

인디500은 ‘북미의 포뮬러원(F1)’으로 불리는 인디카 시리즈의 올 시즌 여섯 번째 레이스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모터스포츠 단일 이벤트.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이벤트라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을 관중 수와 참여 스폰서 등에서 압도한다. 우승상금이 30억원 수준인 인디500은 스폰서만 327개(슈퍼볼 87개)에 이르며 관중은 40만명(슈퍼볼 7만명)에 이른다. 경제적 효과가 슈퍼볼(4억8,000만달러)에 맞먹는 4억3,100만달러라는 조사도 있다. 경기가 열리는 인디애나폴리스 모터스피드웨이는 바티칸보다도 큰 세계 최대 스타디움이다.

최해민이 바로 이 인디애나폴리스 모터스피드웨이를 달린다. 2.5마일 타원형 트랙을 200바퀴 도는 메인 이벤트는 아니지만 같은 트랙을 40바퀴 도는 인디라이츠 부문에 출전한다. 인디라이츠는 야구로 치면 마이너리그 트리플A다. 최해민은 “이번 레이스에서 (지난해 11위를 뛰어넘는) 톱5까지는 자신 있다. 9월에 인디카에 테스트 드라이버로 데뷔한 뒤 루키 오리엔테이션을 통과해 내년 안에 인디카 정식 드라이버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해민의 헬멧에는 태극기가 새겨져 있다. 그의 경주차는 0에서 시속 100㎞까지 2.3초에 도달한다. /사진제공=더블유미디어마케팅컴퍼니




어릴 적 그의 꿈은 자동차 디자이너였다고 한다. 그러다 스포츠 스타에 끌리기 시작했고 둘의 접점인 카레이서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 15세에 이 세계에 입문한 후 국내 무대에서 수차례 챔피언에 오르고 2007년에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프로 무대에 진출했다. 2012년에는 레이스 중 뒤에서 따라오던 경주차가 자신의 경주차 바퀴를 타고 넘어가는 큰 사고를 겪기도 했다. 최해민은 “뒤차의 일부가 내 헬멧을 치고 넘어가는 바람에 마비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가야 했다”며 애써 웃어 보였다.

사고 위험보다 더 큰 걱정은 경제적 문제였다. 지난해 진출한 인디라이츠는 1년 경비가 16억원이다. 인디카에 올라가면 비용은 100억원으로 껑충 뛴다. 지금까지는 부모님과 지인 도움으로 근근이 버텨왔지만 인디카 도전은 기업 후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마침 최근 한 외국계 기업이 인디카 진출 시점까지 후원을 약속해 인디애나폴리스 대회부터 최해민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지난 2일 출국한 최해민은 중력 적응훈련에 한창이다. 그의 경주차는 500마력에 최고 시속 325㎞를 찍는 ‘괴물’이다. 드라이버는 중력 4~5배의 힘을 이겨내야 한다. 이 힘은 주로 목에 가해지기 때문에 20~30㎏의 무게를 목으로 견뎌내는 훈련은 필수다. 최해민은 “F1은 코너가 여러 개라 쉴 틈이라도 있지만 코너가 적은 인디카와 인디라이츠는 고속 주행에 따른 긴장을 풀 여유가 없다. 한 번의 실수가 레이스를 망치기 때문”이라며 “드라이버들의 체력훈련량은 아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의 그것에 못지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의 한 주 일정을 소화하면 체중이 2㎏씩 빠진다고 한다.

“한국인의 인디카 도전에 비관적인 시선도 많았어요. 하지만 못 오를 산이라던 그곳에 이제 정상 근처까지 온 것 같습니다. 한국인 드라이버가 계속해서 큰 무대에 진출할 수 있게 발판이 돼야죠.” 현지에서 ‘영 코리안 드라이버’로 불리는 최해민은 “아직 ‘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을 보니 40대까지는 거뜬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빙긋 웃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