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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에 ‘달러의 역습’ 주의보

올들어 원자재·주식 등 위험자산

달러화 약세 힘입어 상승했지만

美 금리인상으로 强달러 전환 땐

신흥국 자산가격 급락 등 큰 충격

中 원자재시장까지 동반 붕괴 땐

"시장 요동칠 가능성" 불안 고조

1116A09 연초대비 달러 및 주요상품 지수 상승률




글로벌 금융시장에 ‘달러의 역습’ 주의보가 내려졌다. 올 들어 국제유가, 원자재, 신흥국 통화·채권·주식 등 위험자산이 미국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상승했지만 조만간 달러화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중국 원자재 시장의 거품 붕괴 신호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오는 6월 금리 인상 확률을 겨우 8%로, 12월까지 인상 가능성은 53%로 반영해 움직였다. 지난주 발표된 4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저조하자 거래인의 절반 정도는 연준이 6월은커녕 올해 안으로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본 셈이다.

올해 6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던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골드만삭스·노무라 등도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9월로 연기했다. 이 때문에 투기세력들은 달러화 약세 지속에 베팅하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달러화 매도 선물환 계약 규모는 지난 2013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달러 약세는 위험자산 쏠림현상을 촉발하고 있다. 올 들어 달러화 가치가 4.5% 떨어진 반면 국제유가는 2월 저점 대비 65%가량 급등했고 금 가격도 올 1·4분기에 16.5%나 올랐다. 올 들어 신흥국 증시·채권·통화 가치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문제는 신흥국의 경기 부진, 원자재 공급 과잉 등 펀더멘털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달러화 약세에만 의지해 위험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눈앞에 다가올 경우 투자가들이 달러화를 서둘러 사들이면서 위험자산 수요는 급감할 게 뻔하다. 이미 달러화 약세 효과가 끝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달러화 가치 하락과 위험자산 가격 상승 간의 상관관계는 86%로 올 4월 20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가 점차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경고가 끊이지를 않고 있다. 고용·소비지표가 부진하지만 상대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연준이 더 금리를 인상하기 쉽다는 것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6일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일자리보다 더 관심이 많은 임금상승률이 2.5%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준 인사들도 “추가 경제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6월 금리 인상 가능성 자체는 열어놓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 경제가 내년까지 연간 2%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장 환경도 상당히 좋아졌다”며 “올해 금리를 두 차례 올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6월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원자재, 신흥국 자산 가격이 동반 급락하며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달러화는 4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도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은 “달러화 가치의 상승 반전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나타났다”며 “달러화는 대다수 통화 대비 강세를 지속하고 엔화·유로화에 대해서도 2·4분기나 3·4분기부터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파장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9일 중국 현지에서 철근 선물 가격은 6%나 폭락하며 2009년 선물 거래 개시 이후 최대의 하락 폭을 기록했고 열연코일·철광석·석탄 등의 선물 가격이 일제히 6%나 급락했다. 수출 등 중국 성장 둔화에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진데다 당국의 투기세력 단속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꺾일 경우 브라질·호주 등 원자재 수출국은 물론 신흥시장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상승하던 미국·유럽 등 선진국 증시의 원자재 주가가 떨어지면서 전체 지수마저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 CNBC 칼럼니스트인 짐 크래머는 “세계 경제 회복세가 느린 가운데 달러화까지 강세를 보이면 헤지펀드는 석유 등 원자재 기업의 주식을 팔아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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