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설정된 ‘키움쿼터백 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현재까지 18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국내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라는 점을 내세워 흥행을 노렸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세장 속에서 그나마 선전했지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1.12%에 그쳤다. 1개월 만에 성과 두고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같은 기간 동안 벤치마크(MSCI 선진국지수 등) 수익률이 -0.56%임을 감안하면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이다.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 자금을 굴려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때마침 지난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 열풍이 불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인간 펀드매니저보다 더 일관적·합리적이고 정교한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3월을 전후로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 로보랩’, 우리은행의 ‘로보어드 알파’ 등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한 랩이나 투자 자문 서비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까지 잇따라 출시된 바 있다.
이처럼 로보어드바이저 마케팅에는 불이 붙은 반면 정작 운용역이나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오히려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출시된 초기 단계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서비스가 부진한 성과를 거둘 경우 자칫 투자자들 사이에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임원도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배분·관리 등에 유용하다고 보면 된다”며 “대박 날 종목을 골라줄 거라는 등의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내보다 앞서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서비스가 발전한 미국 등지에서도 연금펀드의 자산배분 등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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