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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아파트집단대출 증가세 급증.....전제 주담대 증가의 절반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경제DB




아파트 분양시장 활황 속에 아파트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소득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집단대출 비중이 늘면서 가계부채 질이 오히려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 1·4분기(1∼3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조 6,000억원(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으로, 이 중 집단대출 증가액(5조 2,000억원)이 53.6%를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중 집단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단대출이란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차주 개인의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 없이 중도금과 잔금 등을 빌려주는 대출상품이다. 지난 2014년만 해도 주담대 증가액 중 집단대출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여파로 신규 분양 물량이 봇물 터지듯 넘쳐나면서 지난해에는 12.5%까지 증가했다. ‘밀어내기’ 논란을 일으킬 만큼 신규 분양이 쏠렸던 작년 4·4분기에는 집단대출 비중이 29.6%로 상승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출 시 소득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난 2월 수도권부터 시행되면서 주택대출은 주춤해졌지만 집단대출은 적용에서 제외되면서 비중이 급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금융 당국은 분양예정 물량이 올 하반기부터 감소할 것으로 보여 집단대출 증가세도 점차 안정화 될 것으로 봤지만,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상환능력 심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집단대출 비중이 늘어나면 외부충격 시 가계부채가 부실에 노출되는 등 잠재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의 예외 조항을 보완해 집단대출 등 가계대출 규제의 사각지대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국이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진행으로 조선 등 특정 업종 의존도가 높은 지역경제가 실업 증가, 소득 악화 등의 충격을 입을 경우 집단대출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취약업종 고용인원이 많은 지역의 소득이 하락하면 중도금 연체나 미입주 사태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면서 “집단대출 증가는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하락은 물론 건설사, 나아가 은행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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