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업계 외면에 멈춰선 '은행-저축은행 연계 중금리대출'

"수익 안되는데 잡무만 늘어날 것" 시중은행 상당수 불참의사 보여









정부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방책으로 내놓은 '은행·저축은행 연계영업'이 참여 주체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였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큰 수익도 되지 않으면서 잡무만 늘어나는데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중금리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에 참여할 동기가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정책의 취지는 좋지만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은행·저축은행 연계영업 관련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 저축은행이 없어 이번 연계영업 사업의 '기대주'로 예상됐던 우리은행과 JB금융 역시 참여 의사가 없다고 회신했으며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모두 참여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도 반응이 미지근하기는 마찬가지다. 79개 저축은행 중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SBI저축은행과 HK·웰컴·OK·동부저축은행 등은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투자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 은행계열 저축은행들은 대다수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들 중에서도 기대감 없이 손을 들었다는 곳이 대부분이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이 낮은 것은 업계의 참여를 이끌어낼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계열 저축은행도 있고 은행도 중금리 상품이 있는데 굳이 이 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한 고객의 불만이나 민원이 결국에는 상품을 소개해준 은행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 역시 "손해 볼 건 없다는 생각에 참여한다고 했을 뿐이지 영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일 성사된다고 해도 수수료 몇 푼 더 받자고 은행이 저축은행 상품을 열심히 팔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밖에 매칭 방식과 수수료율 등 정책 추진을 위한 핵심 현안들도 업계 간 이견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 숫자는 많은 데 비해 은행은 수가 적고 주요 은행 대부분은 계열저축은행을 갖고 있어 매칭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계열 은행과 저축은행 연계영업 활성화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결국 양자 연계영업은 계열사 간 협업 수준으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하나저축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제휴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달 중 중금리 대출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연계영업과 마찬가지로 은행을 방문한 고객의 신용등급이 낮을 경우 온라인 등을 통해 그 자리에서 저축은행 상품을 소개해주고 대출을 안내하는 방식이지만 가장 안전한 계열사를 파트너로 삼았다는 점에서 정부에 보여주기 식 영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이 공동으로 출시한 '신한허그론'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지난달 24일 업계에서 처음으로 HK저축은행과 DGB대구은행이 계열 관계가 아닌 저축은행과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맺어 이들의 협업이 크게 성공할 경우 다른 은행과 저축은행에 파급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