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깜짝 금리 인하’를 발표하자 증권·건설·수출 관련 업종은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반면 보험 업종은 약세를 나타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0.69%, 건설업종지수는 0.15% 상승했다. 특히 금리 인하로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1.71%), LG전자(3.68%), SK하이닉스(1.58%) 등 대형 수출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보험업종지수는 2.07% 하락했다.
증권업종은 시중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증시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고 건설업종은 대출금리 인하로 부동산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업은 확정금리형 상품의 역마진이 커질 수 있어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하에 따른 업종별 영향에 대해 “채권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증권주와 이자비용 감소로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건설주,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부각되는 배당주가 유망하다”며 “반면 보험주 가운데 이미 팔아놓은 확정금리형 상품의 역마진이 커지는 생명보험주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하가 증시 흐름을 강세로 완전히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전자·한국전력·아모레퍼시픽·SK하이닉스만 상승 마감했을 뿐 다른 종목들은 모두 하락하며 코스피지수도 전일 대비 0.14% 하락한 2,024.17포인트에 마감했다. 실제 금리 인하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증권·건설주 역시 장중 한때 2% 안팎의 상승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장 마감 직전 가까스로 반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럽중앙은행이나 일본은행 등의 사례를 보면 정부가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정책 신호를 주는 것만으로도 주식 시장에 호재가 된다”며 “향후 추가 인하 여부를 떠나서 한국은행의 정책 여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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