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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風에 휘청대는 롯데그룹株…이달 들어 시총 2조 날아갔다

계열사 주가 곤두박질

하루만에 1조 사라져

회사채 발행 연기 등

악재 장기화 우려 커져





롯데그룹 총수일가를 정조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롯데그룹주들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검찰 수사에 호텔롯데 상장 무산과 롯데케미칼(011170)의 해외기업 인수 철회 등 연이은 악재에 노출되며 롯데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원이 사라졌고 이달 들어 2조원 넘게 증발했다. 호텔롯데 공모 예상 규모였던 5조2,640억원의 40.1%가 오너 일가의 불투명성으로 날아간 셈이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023530)은 전 거래일 대비 5.38% 내린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10일(20만4,500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롯데쇼핑은 장중 8% 넘게 급락한 20만5,000원으로 52주 신저가(20만4,500원)에 근접했다. 롯데제과(004990)도 전 거래일보다 5.97% 내린 19만7,000원에 마감했다. 롯데제과가 2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액면분할 재상장 이후 처음이다. 이 밖에 롯데칠성(005300)과 롯데하이마트(071840)가 나란히 연중 최저가로 추락했다. 그룹발 악재에 사업 차질을 빚고 있는 롯데케미칼도 3.91% 하락했다. 그룹 대표기업들의 급락으로 롯데그룹주의 시가총액은 10일 25조4,441억원에서 이날 24조3,343억원으로 하루 새 1조1,1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달 들어 롯데 상장사의 시가총액 감소분은 2조1,135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의 주가 급락은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총수일가를 겨냥한 사정당국의 전방위적 수사는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의 차질은 물론 그룹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까지 낳고 있다. 검찰 수사 이후 계열사들의 사업 차질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호텔롯데는 이날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고 롯데케미칼도 미국 석유화학기업 액시올의 인수계획을 철회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상장 지연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낮춰야 하는 만큼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쇼핑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3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검찰발 악재는 롯데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롯데물산(신용등급 ‘AA-’)은 그룹 핵심사업장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오자 공모 회사채 발행계획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도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추진에 앞서 다음달 초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이를 취소했다. 한 증권사의 기업금융담당 본부장은 “비자금 수사 등으로 롯데가 당분간 회사채를 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을 향한 검찰 수사가 단기 악재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과거 대기업 총수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달리 이번 롯데그룹 이슈는 사업 차질로 바로 이어지면서 파장이 클 것”이라며 “만약 검찰 수사를 통해 그룹 경영권의 정당성 문제로까지 확산 될 경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호텔롯데를 시작으로 다른 비상장 계열사들의 IPO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상장사들의 주가도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현상·박준호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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