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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서 밀양·가덕도' 투자한 개미들 '멘붕' ...부동산 투자자는 패닉

■주식 부동산 동향
급등하던 '밀양주'는 시간외 거래서 하한가 직행
2배 이상 오른 밀양 가덕도 땅값도 거품 꺼지기 시간문제
김해공항 인근 부지는 발표후 귀한 매물 부상

  • 서지혜 기자
  • 2016-06-21 17:42:16
  • 시황

영남권신공항 건설이 21일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면서 ‘신공항 테마주’로 묶인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관련 기업 주가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일부 기업은 신용투자가 급증해 개인투자자들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 역시 반나절 만에 요동쳤다. ‘제2의 제주 신공항 효과’를 꿈꾸며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인근 용지를 사들인 외지인들은 순식간에 빠져버린 땅값에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반면 김해공항 인근 부지는 이날 오후 발표가 나자마자 귀한 매물로 떠올랐다.

◇장중엔 상한가, 장외 거래선 하한가 직행=이날 정부 발표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결론이었다. 그간 신공항 건설 연구용역이 진행되면서 시장에서는 밀양·가덕도 등 관련 지역에 소재한 기업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등락을 거듭해왔다.

이날도 오전부터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 테마주’와 ‘가덕도 테마주’가 등락을 거듭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다 오후 들어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결정됐다는 루머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대표적 밀양 테마주인 세우글로벌(013000)은 장중 상한가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는 밀양에 물류센터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한 달간 주가가 36%나 급등했다. 1년여 전 1,300원대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밀양 우세론’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10.45% 오른 5,180원에 마감했다. 역시 밀양 테마주인 두올산업(078590)은 거래량이 전날의 10배가량 늘어난 가운데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반면 또 다른 유력 후보지였던 ‘가덕도 테마주’는 오전 한때 상한가까지 올랐지만 오후장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덕도 테마주인 부산산업(01139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34% 하락하며 마감했고 동방선기(099410)·영화금속(012280) 등은 오후 한때 1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빚을 내 투자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세우글로벌은 지난해 8월 신용융자 잔액 비율이 1%대였지만 지난 20일 기준 8.15%까지 늘어 전체 유가증권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회사는 같은 기간 대주(공매도) 비율도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대주 비율은 대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할 때 오른다”며 “가덕도가 최종 입지로 선정될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들이 빚을 내 세우글로벌 주가 하락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선재(025550) 역시 8%대의 높은 신용융자 잔액 비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장 마감과 동시에 정부가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주식거래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세우글로벌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신공항 논의 전인 1,000원대로 내려가는 것이냐”며 장외거래에 대해 문의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이날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세우글로벌과 삼강엠앤티·두올산업 등은 모두 10% 가까이 주가가 급락했다. 반대로 부산산업은 시간외거래에서 상한가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의 위험성이 이번 신공항 입지 발표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테마주로 묶인 기업 상당수가 해당 지역에 토지가 있는 것 말고는 호재가 거의 없었는데 빚까지 내 투자한 것은 무리수”라며 “신공항과 관련해 많은 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용역에서 신공항 입지가 백지화된 경남 밀양시 하남읍 일대 전경. 이날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사진제공=경남도
◇2배 급등한 밀양·가덕도 땅값 거품 빠진다=밀양과 가덕도 인근 용지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반나절 만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밀양 역시 하남읍 일대 농지가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3.3㎡당 15만~20만원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30만~40만원으로 두 배가량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에 투자 문의전화는 하루에도 10~20여통씩 걸려왔지만 막상 토지주들이 더 오를 것을 대비해 매물을 내놓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날 오전 사실상 밀양으로 확정됐다는 소문이 퍼지며 투자자들의 매입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하지만 김해공항 확장으로 최종 발표되면서 불과 반나절 만에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밀양 소재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액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매물을 구해달라는 문의가 많았는데 지금은 한 통도 오지 않는다”며 “앞으로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땅값이 다시 10만원대로 내려앉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김해공항 인근 부산 강서구 일대 부동산은 꿈틀대기 시작했다. 강서구 대저 2동 인근 공인의 한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나면서 어느 수준까지 땅값을 올릴 수 있는지 묻는 토지주들의 전화가 많았다”며 “일단 큰 개발 호재인 만큼 투자자들이 금방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서구 명지지구 내 아파트 역시 신공항 발표 이후 프리미엄(웃돈)이 이전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더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혜·권경원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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