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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국내증시
고물상 변신한 개미투자자... 상장폐지 예정 주식 사들이는 까닭은.

주식 헐값에 살수 있고

거래 재개땐 수익 짭짤

정리 매매때도 차익 가능성

설사 상장폐지 되더라도

법원서 계속가치 결정땐 큰 수익

"투자성공 확률 20%도 안돼

깡통계좌 속출...주의 기울여야"





전업투자자 A씨는 요즘 홈트레이딩시스템을 보기 위해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외부 미팅에 바쁘다. A씨가 요즘 군침을 삼키는 종목은 상장폐지 심사 대상 주식. 그는 상장폐지 직전 종목이나 거래정지된 주식을 헐값에 사들 인후 거래가 재개될 때 단기 폭등을 노린다. 대략 10개 종목이면 1~2개를 건지지만 수익률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A씨는 말한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며 상장폐지가 예정되거나 거래가 정지된 속칭 ‘잡주’들에 투자하는 전업투자자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 전업투자자들은 폭락 후 거래가 정지되며 절망한 주주들로부터 장외에서 주식을 사들여 기회를 노린다.

지난 달 14일 한국거래소가 주요 영업이 정지된 피엘에이(082390)의 상장폐지를 공시한 직후 전문 투자자들은 피엘에이 주식을 장외에서 대거 매집했다. 고물상들이 폐지를 모으듯 사들인 주식이 거래가 재개될 경우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폐 전문 투자자이자 피엘에이 주식 매수자는 “상장폐지나 거래정지된 종목을 싸게 매입한 후 심사를 통해 거래가 재개됐을 때 차익을 노린다”며 “정리매매 때도 유예기간을 두고 가격 등락이 있는데 이 가격 차이 또한 수익이 된다”고 상장폐지 대상 주식 매입의 이유를 설명했다. 설사 상장폐지가 된다 해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조성민 이룸세무회계법인 대표는 “향후 회사가 파산할 때 법원서 계속가치 결정이 나면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전문 투자자들은 상폐 직전 회사가 장기적으로 계속가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데 베팅하는 것”이라고 부실 주식에 대한 투자의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이트론(096040)과 이화전기(024810)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가 6월9일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 재개 당일 11.97%나 올라 1,310원을 기록한 이트론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거래정지 기간 동안 장외에서 주당 300~400원에 사들였던 전업투자가들은 3배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장외에서 이트론 주식을 매입한 한 개인투자자는 “이트론을 주당 300원에 2만주 가량 사들여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트론과 비슷한 시기 거래가 정지된 이화전기도 지난 달 9일 상장유지 결정에 매매거래 재개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외에서 사들인 투자자들이 2~3배의 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상장폐지 예정 주식 투자가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한 투자자는 “상장폐지 예정 주식을 사서 수익을 낼 확률은 20%도 안된다”며 “증시가 워낙 안 좋으니 이런 방식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종목에서 단기로 200% 이상 수익을 낸 적도 있지만 ‘깡통계좌’를 만든 적도 많다”고 말했다./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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