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자동차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 윤동주의 ‘서시’를 모티브로 감성적인 자동차 광고 영상을 제작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유튜브에 게재된 해당 광고 영상은 13일 현재 조회 수가 30만 건이 넘었다.
영상은 1940년대 시인이 살았던 시대인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흑백 화면에 시인의 대표작 ‘서시’의 낭송으로 시작한다. 영상에 등장한 윤동주를 표현하는 인물은 서시의 한 구절처럼 ‘나한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을 다짐한다.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이는 자신의 강함과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바쁜 요즘 시대에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강함’ 즉 ‘소프트 카리스마(Soft Charisma)’야 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들을 위한 덕목임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 광고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자동차 하면 으레 생각나는 ‘파워와 스피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부드럽고 감성적인 광고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번 광고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동주’를 통해 재조명 된 윤동주 시인의 부드럽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K7에 접목시켜 소비자의 기호를 잘 터치했다는 평을 받았다.
해당 광고 영상을 본 한 누리꾼은 “K7과 한국의 시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네요. 잘봤습니다”라고 찬사를 남겼고, 또 다른 누리꾼은 “이런 광고 없이는 좋은 시를 이용한 영상이 많지 않다는 현실이 슬프다. 시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영상들을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시를 상업적으로 사용한 것 같아 불쾌하다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서시’가 멋지게 나와서 반갑게 보았는데,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저항시인인 윤동주의 고귀한 뜻이 자동차 광고라는 상업 목적에 퇴색되지는 않을까 씁쓸하다”라며 불편한 마음을 전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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