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양 부모를 잃고 크게 다친 생후 10개월, 30개월 남매가 생존의 문턱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보험사가 간병비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진 사연 하나가 누리꾼들의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를 자아냈다. 사고를 당한 부부의 지인이 올렸다는 이 글은 부모의 사망소식도 인지하지 못하는 어린 남매에게 간병인이 필요하지만, 보험회사가 약관을 이유로 간병비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어린 남매의 비극은 지난 11일 시작됐다. 강원도 정선군 국도에서 1t 트럭이 중앙선을 넘으면서 반대편에서 오던 남매의 부모인 남모(35) 씨 부부의 그랜저 승용차를 비롯한 차량 3대와 잇달아 충돌했다.
이 사고로 남 씨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어린 남매는 두개골 골절로 뇌출혈이 발생하고 팔다리가 골절돼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현재 남매는 나이가 너무 어려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을 수 없어 정밀검사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보호자가 없는 상태로 남매를 돌봐줄 간병인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간병비를 받으려면 소송을 제기해 판사의 판결대로 받아가라고 할 뿐이었다. 이에 대해 SNS에 해당 사연을 전한 남매 부부의 지인은 “아이들에게 더는 상처를 주지 말고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글이 확산되자 지난 18일 해당 보험회사는 뒤늦게 간병인을 구해주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고를 조사 중인 강원 정선경찰서는 1t 트럭 차량 운전자(51)의 음주 여부를 알아보고자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그러나 운전자 역시 의식이 없어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 확인결과 졸음운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 의식이 돌아오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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