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 84㎡는 지난 2월만 해도 전세가격이 5억6,000만원에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위례·미사 등 주변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요즘은 세입자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5억원 이하에 나와 있는 전세 물건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역전세난’이 7년 넘게 상승세를 유지했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마저 하락세로 반전시켰다. 전문가들은 위례·미사 등 강남권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가 앞으로도 계속 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여파가 전셋값에 선행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2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7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74.8%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송파·강동 전세가 하락세=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은 강남 4구가 주도했다. 실제 이달 강남구와 송파구의 전세가는 전월 대비 각각 0.04%, 0.08% 하락했으며 서초구도 0.06%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올 들어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 송파구의 경우 3.3㎡당 전세가가 7월 초 1,544만원에서 현재 1,541만원으로 하락했다. 강동구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세가율도 하락하고 있다. 강동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6월 72.9%에서 7월 72.1%로 0.8%포인트 하락했으며 이외에 △강남구 0.7%포인트 △송파구 0.5%포인트 △서초구 0.5%포인트 떨어졌다.
강동구 암사동 A공인 대표는 “임차 수요가 하남 미사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전세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며 “계약 기간이 끝나 새로운 세입자를 급히 구해야 하는 임대인들이 시세를 대폭 낮춰 전세 물건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일부 지역도 전세가율 하락=역전세난에 따른 전세가율 하락은 서울 지역의 경우 강남권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서울 강북 지역의 경우 전세가율이 서울 평균(74.8%)을 웃도는 78.2%로 높게 조사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세가율이 80%를 넘은 곳은 서울 성북구(84.3%), 성동구(80.9%), 구로구(81.6%), 중구(80.4%), 관악구(80.1%), 서대문구(80.0%) 등 여섯 곳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도에서도 전세가율 하락 지역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하남시의 경우 7월 전세가율이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76.4%로 조사됐다. 광명시와 안양시 역시 전세가율이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수도권만 22만여 가구다. 이 같은 입주 물량이 아파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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