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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인해전술로 당권 견제"...전략 바꾼 친박

친박 핵심 홍문종 불출마 결정

당대표 포기, 실리추구로 선회

주류 없이 짜여진 당권구도에

정권말 계파분화 수순 분석도

서청원 대규모 만찬모임 세과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계가 당 대표를 포기하는 대신 당 최고위원회에 친박 인사를 다수 포진시키는 ‘인해전술’로 당권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패배 책임론에다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친박계가 특정 후보를 대표에 앉히기 위해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핵심 후보를 추대하지 못한 것을 놓고 여권 주류의 세(勢)가 서서히 약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계파분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접고 선당후사의 충심으로 백의종군의 길을 선택하겠다”며 “전대를 통해 나름의 역할을 찾고자 했으나 불출마 결단이야말로 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의 이 같은 선택은 녹취록 파문과 당선 가능성 등을 두루 감안한 계파 차원의 결단이라는 분석이다.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좌장이 줄줄이 불출마한 가운데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상대적으로 ‘체급’이 떨어지는 홍 의원을 내세웠다가 당권 장악에 실패하면 계파의 영향력이 바닥까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는 명분 대신 실리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조원진·이장우·함진규·최연혜 의원 등 친박계 최고위원을 대거 포진시켜 당권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청원 의원은 이날 오후 친박계 의원 40여 명을 불러 국회 인근에서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갖고 세 과시에 나섰다. 서 의원은 ‘계파모임’이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지상욱·정용기 등 중립 성향의 의원들도 초청했다. 친박계인 이철우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서 의원이 친박과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초대에 흔쾌히 수용할 만한 인사들을 부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만찬 전 인사말에서 “당 대표에 출마할 생각은 0.1%도 없었다. 전대가 끝나면 여러분들 모시고 당내 갈등을 치유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호사가들이 오늘 만남에 대해 어떤 대표를 위한 모임이라고 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정권 창출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박 주류 없이 당권 구도가 짜인 것 자체가 친박계 분화의 전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친박계는 총선참패, 녹취록 파문 등을 거치며 사실상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상태”라며 “한동안 여권 주류로 군림했던 친박계가 정권 말기에 자연스럽게 분화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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