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 가구산업 가운데서도 경쟁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욕실시장이다. 특히 과거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시장에 치중했던 대형업체들이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 쟁탈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욕실시장에는 대림비앤코, 아이에스동서, 한샘 등이 상위업체로 활약하고 있는데 이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무기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활약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아이에스동서다. 아이에스동서는 올 초 비데전문 자회사인 삼홍테크를 흡수합병해 이누스바스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5월에는 업계 최초로 욕실제품 전용 쇼핑몰인 ‘이누스몰’을 연 데 이어 7월에는 욕실 리모델링 상품인 ‘이누스바스’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출시 직후 업계 1위인 대림비앤코의 ‘바스플랜’의 50%가 넘는 매출을 단숨에 기록했다.
이누스바스의 강점으로는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욕실 리모델링 작업에 쓰이는 타일과 위생도기, 비데 등을 직접 생산한다는 점이 꼽힌다. 이누스바스가 대형가구사인 한샘, 리바트 등의 온라인몰에 입점해 욕실 리모델링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원자재 외부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 달에는 전 부품을 국산제품으로 구성한 이누스바스 상품을 롯데홈쇼핑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누스바스가 후발주자임에도 탄탄한 제품라인업을 갖추고 선전하고 있다면 대림비앤코는 욕실시장의 전통의 강호다. 지난해 약 1,800억원의 매출을 올려 1위를 기록한 대림비앤코는 2010년 욕실전문브랜드 ‘대림 바스플랜’을 론칭했다. 이 때부터 욕실시장에도 브랜드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선발업체로서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온라인과 홈쇼핑 채널을 중심으로 대림비앤코하면 떠오르는 ‘곰돌이 마크’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놓았다.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가구업체 중에서는 가장 먼저 욕실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욕실매출은 전년대비 3배 이상 성장할 정도로 가구시장에서 쌓아올린 브랜드파워를 욕실시장에서도 과시하고 있다. 한샘의 욕실브랜드 ‘하이바스’의 가장 큰 특징은 ‘원데이 시공(하루 만에 욕실공사를 끝내는 시공)’이다. 욕실은 습기가 많은 곳이어서 고유의 습식공법을 적용했을 때 공사기간이 수일 걸리지만 한샘은 샤워공간을 별도로 구분한 건식공법을 적용해 하루 만에 공사를 끝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욕실시장 규모는 한 해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욕실시장에도 브랜드 시대가 열린 상황이어서 이들 상위 업체들 간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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