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김장수 주중대사가 중국 외교부를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사드 배치 결정발표 이후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공식적인 외교 경로를 통해 사드 관련 입장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오후 김 대사는 베이징에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사드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 대사는 우 대표에게 사드 배치는 한반도 안보와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한 결정으로, 번복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확고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중국 관영 매체의 잇따른 사드 비판 보도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지난 3일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대북 압박 공조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방중이 자칫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사드에 대한 양보는 없다”는 일관되고 단호한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야당 의원들이 베이징대 교수 등과의 좌담회에서 전한 메시지가 자칫 한국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중국 측에 비칠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야당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중국 정부가 헷갈리지 말라는 의미가 있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공식적인 외교 경로를 통해 입장을 전한 것은 처음으로 양국 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교적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김 대사는 당초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방중단 6명과의 면담 대신,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사와 중 외교부의 면담이 시기적으로 방중단이 중국에 도착한 첫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효정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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