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스마트폰 간편결제 시스템 ‘삼성페이’에 개인 간(P2P) 송금 기능을 추가한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생태계를 확장해 스마트폰 ‘갤럭시’ 판매의 전성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가 송금 기능을 확대함에 따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간 P2P 전쟁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삼성페이에 P2P 송금 기능을 추가한 시험용(피처) 버전을 제작해 자체 시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이미 미국 페이팔 등 글로벌 P2P 금융 서비스 업체들을 대항마로 삼고 관련기술 개발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P2P 송금기술 구현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금융거래이다 보니 안정성과 보안성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에 P2P 송금 기능을 추가하려는 이유는 삼성페이 생태계 확장이다.
지금까지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에 입력된 신용카드로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온라인 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이 정도 서비스로는 확장성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P2P 송금 기능을 추가해 실생활에 스마트폰 갤럭시를 더 깊게 침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P2P 송금 기능이 있는 페이팔의 ‘벤모’ 앱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식당에서 더치페이를 해야 하는 상황에 스마트폰 앱을 몇 번 터치해 송금할 수 있다. 2015년 벤모의 거래규모는 75억달러(약 8조5,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175% 성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IT 기업들은 앞다퉈 P2P 송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의 최대 라이벌인 애플은 애플페이를 통해 P2P 송금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도 ‘구글월렛’, 페이스북은 메신저 앱을 통한 P2P 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페이에 탑재되는 P2P 송금기능은 국내에서 먼저 서비스한 뒤 앞으로 대상 국가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P2P 송금을 위해서는 은행들과의 서비스 제휴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물론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일상에 불편을 겪지 않는 캐시프리(cash-free) 시대를 삼성페이를 통해 구현하려는 것”이라며 “지갑은 없어도 갤럭시가 없으면 안 되는 시대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강도원·이수민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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