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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빛과 그림자] 기업빚 폭증...부동산 '폭탄 돌리기'...中경제 곳곳 거품붕괴 '뇌관'

<4> 모래위에 쌓은 경제 신화

제조업 공급과잉 심화에

기술혁신은 제자리 걸음

7.5%가 빚의존 좀비기업

미분양 50억㎡에 달하고

빈부격차로 위화감 확대

지속 가능 성장 가로막아

17일(현지시간)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에 위치한 푸펑철강이 굳게 닫힌 철문 안에서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글로벌 철강 과잉공급의 진원지인 중국 철강 업계에서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폐업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철강을 비롯해 석탄·시멘트·조선·알루미늄·평판유리 등 6개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탕산=홍병문 특파원




지난달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에는 3.3㎡당 2억원에 육박하는 고급주택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최고급 타운하우스인 상하이 화차오성의 ‘쑤허완’ 11호가 2억4,200만위안(약 410억원), 3.3㎡당 113만8,000위안(약 1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경기 호황의 증거로 평소 같으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중국 내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더 크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 ‘돈의 힘’에 의지한 거품일 가능성이 큰데다 빈부격차에 따른 위화감을 키워 경제 역동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의 내로라하는 관변 학자들조차도 공개적인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과도한 부채와 공급과잉, 혁신의 부재, 빈부격차가 중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리다오쿠이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주가 하락 등은 큰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중국 경제 자체”라고 지적했다.



◇빚 위에 쌓은 중국 경제 신화=최대 위험요인은 막대한 부채다. 중국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공급한 대규모 유동성은 기업과 부동산 시장 등으로 흘러들어 이른바 ‘부채 의존형 경제’를 만들어냈다. 지난 2008년 32조7,000억위안이던 중국의 기업부채는 2015년 3·4분기 116조8,000억위안으로 7년 만에 4배 가까이 불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8년 104%에서 2015년 175%로 뛰었다. 빚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는 ‘좀비기업’도 속출하면서 전체 중국 기업의 7.5%가 좀비기업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은 이미 사실상 ‘폭탄 돌리기’에 돌입한 상태다. 중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4조4,500억위안에서 올해 3월 15조4,900억위안으로 15조위안을 돌파했다. 중소도시에서는 이미 버블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식 미분양 주택면적은 7억1,853만㎡에 달했지만 일각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50억㎡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빚에 의존한 성장은 자연스레 금융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2015년 3·4분기 기준 1조1,900억위안으로 4년 전보다 3배 증가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금융(섀도뱅킹)까지 감안하면 금융권 부실 규모는 이보다 수십배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조업 공급은 과잉, 혁신은 정체=부채에 의존하는 양적 위주 성장은 ‘과잉공급’이라는 사생아를 낳았다. 현재 철강 산업은 공장 가동률이 67%, 석탄 산업은 65.8%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잇따라 국유기업 합병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급증할 경우 사회 혼란에 시진핑 지도부의 신뢰도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철강·석탄·시멘트·평판유리·알루미늄·조선 등 6개 산업에서 10%의 생산 감축을 단행해야 한다”며 “이 경우 약 350만명의 실업자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반면 제조업 분야의 기술혁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중국의 단위생산성(생산요소 1단위당 산출량 변화)은 ‘제로(0)’로 떨어졌다. 단위생산성은 기술혁신과 사회구조 개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중국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질적’ 성장은 도외시한 채 오로지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사회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성장률이 5%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속성장이 낳은 암세포, 빈부격차=또 하나의 뇌관은 빈부격차 심화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2015년 0.462로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3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소득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0.4를 넘으면 ‘심각’으로 분류된다.

빈부격차는 도시민·농민공(농촌을 떠나 도시로 온 빈곤층 근로자), 대도시·지방, 동부·서부 사이의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이다. 특히 중국은 아직도 후진적인 호적제를 유지하고 있어 온갖 특혜를 누리는 대도시 시민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혜택은 누리지 못하는 농민공 사이의 차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중화권 매체 계면닷컴은 “도시와 농촌 간, 동서부 간 소득격차가 확대되면서 인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보수계 싱크탱크인 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오슬린 연구원은 최근 기고문에서 “시진핑의 중국이 경기침체와 국가채무 증가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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