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위스키 브랜드 골든블루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화이트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로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품질을 갖췄다는 평가 속에 보드카 대체재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가 지난 5월 말 출시한 팬텀 더 화이트는 최근까지 2만병 넘게 팔렸다. 통상 여름철이 위스키 비수기라는 점과 유흥업소 대신 대형마트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적표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팬텀 더 화이트는 골든블루가 3년 6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선보인 국내 최초의 화이트위스키다. 갈색을 띄는 기존 위스키와 달리 스코트랜드산 위스키 원액에 특수 여과공법을 적용해 무색의 투명한 빛깔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출고가가 동급 제품보다 20%가량 저렴한 1만9,950원(450㎖ 기준)임에도 알코올도수는 36.5도로 기존 ‘골든블루’ 시리즈와 동일하다.
주요 고객이 2030세대라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대형마트에서 발생하고 있어 집에서 가볍게 한잔하는 이른바 ‘홈술족’이 팬텀 더 화이트의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텀 더 화이트를 통해 ‘위스키는 중년의 아저씨가 마시는 술’이라는 편견을 깨트리겠다는 골든블루의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위스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긍정적 평가의 배경”이라며 “보드카 대신 팬텀 더 화이트에 과일주스나 탄산수 등을 섞어 마시는 레시피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고객이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보드카업계도 팬텀 더 화이트의 흥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보드카 시장은 2014년 10월 24만상자(1상자=9ℓ)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달 17만7,000상자로 주저앉았다. 각종 클럽과 주점에서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증류주라는 태생적 한계에 숙취를 유발하는 음용법 등으로 고개를 돌리는 느끼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팬텀 더 화이트까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골든블루가 명실상부한 국내 위스키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2009년 국내 최초 저도 위스키를 출시할 당시만 해도 시장점유율 0.1%에 불과했지만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내 2위 위스키업체로 자리잡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위스키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골든블루가 선도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나홀로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국내 1위 위스키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골든블루에 맞서 기존 위스키업체들의 공세 역시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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