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바둑 대결이 지난 3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면서 불붙은 AI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발간된 마켓리포트를 통해 AI 기술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이 가능하고 이 중 헬스케어 분야에서 향후 5년 내 급성장이 기대된다며 국내 중소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유망산업으로 지목했다.
시장전문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AI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7,130만달러에서 오는 2020년 7억5,47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도 지난해 17억9,000만원에서 2020년에는 256억4,000만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AI 헬스케어 서비스는 방대한 양의 유전자 정보를 스스로 분석하고 학습해 질병 발현시기를 예측하거나 개인 맞춤형 데이터를 통해 개인별 약물의 부작용을 미리 예측해 처방에 도움을 주는 등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KISTI 산업정보분석실의 박정우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 증가로 보다 신속하고 저렴한 의료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이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기계학습, 딥러닝 알고리즘, 영상 및 음성인식 등의 기술개발을 통해 관련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KISTI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AI 헬스케어 산업은 미국 IBM·구글·애플 등의 대기업과 도전적 스타트업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구글은 질병의 원인과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유전자-생활습관-질병’ 간 관계를 연구하고 있으며 애플은 환자·가족·의사가 치료계획을 공유하고 복약 상황 등을 모니터링해 환자의 치료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AI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뷰노코리아는 의료 분야에 적용 가능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및 생체신호 분석에 적용해 폐질환·심혈관질환 등의 진단보조에 활용하고 있다. 스탠다임은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디오텍은 딥러닝 기술과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의료 차트를 만들어주는 지능형 의료녹취 시스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만 KISTI는 AI 기술의 정확성을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그에 따른 규정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개인정보 및 의료정보 보호 등에 따른 각종 규제들이 헬스케어 관련 AI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박사는 “의료 데이터 공유 및 활용에 대한 개인 선택을 반영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제시와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 지원과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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