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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설비투자 11.6%↓ '13년만에 최악'

[7월 산업활동동향 보니]

산업생산 3개월만에 하락...공장가동률 10년來 가장 낮아

개소세 인하종료에 소비 직격탄...내구재 판매 9.9% 급감

전망 암울한데 추경지연·파업까지...'상고하저' 현실화 우려





생산·소비·투자 등 경제를 지탱하는 3각 축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특히 투자는 1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자 소비도 2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재정 부양책인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기업 구조조정, 미국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산적해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 산업생산 지수는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5월과 6월 각각 2%, 0.6% 증가했지만 3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세부적으로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은 1.4% 증가해 전월의 0.4%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리우올림픽 특수로 인한 일시적 LCD 패널 생산 증가, 6월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추세적 반등은 아니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제조업 재고 조정이 일어나며 공장이 돌아가는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제조업 재고지수는 120%로 지난해에 비해 6.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7월 기준으로 2006년(73.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해 반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폭염으로 야외활동이 줄어 스포츠·여가 부문이 6.2% 감소했고 조선업 기술검사 수요가 줄며 전문·과학·기술 분야 생산도 5.3% 감소했다.

만성화되는 수출 부진에 맞서 경기를 지탱했던 소비도 부진했다. 소매판매는 2.6% 감소해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감소율은 2014년 9월(-3.7%)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전월보다 9.9%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7월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전월보다 28.2%나 급감했다”며 “다만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증감률은 전월보다 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쇼크’ 수준으로 위축됐다. 전월보다 11.6% 감소해 2003년 1월(-13.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 뒷걸음질치던 설비투자는 4월 3.1%, 6월 4.8% 증가하며 바닥을 찍는가 싶더니 다시 급감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승용차 개소세 인하 종료에 따라 투자를 줄여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31.5% 줄었다. 6월 항공기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설비투자 감소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나 수출이 극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설비투자가 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전망도 밝지 않아 올해 경기의 ‘상고하저’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기업 심리는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8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4월부터 6월까지 71을 기록하다 7월 1포인트 상승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내림세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BSI는 59로 5포인트, 내수기업은 68로 3포인트 하락하며 감소 폭이 더 컸다. 기획재정부도 자료를 통해 “추경 처리 지연, 자동차 파업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GM 등 3사의 파업으로 8월 중 총 7만여대의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입은 것으로 기재부는 파악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쯤 예약이 이뤄져야 할 연말 연회장이 김영란법에 대한 우려로 텅텅 비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법 시행을 기점으로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개소세 인하로 소비를 앞당긴데다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내수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경이 집행될 때까지 경기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이태규기자·김상훈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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