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은 이날 미국 하버드대 특강을 마친 후 보스턴 시내 한 음식점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KT에 와보니 좋은 기술이 굉장히 많고 오히려 삼성보다 다이나믹하다” 며 “(사업)아이디어를 봐도 삼성은 제조업 테두리에 있어 KT가 훨씬 더 다양하고 좋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및 기술 총괄 사장을 지낸 이후 2014년 1월 KT 수장에 올랐다.
황 회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그는 “경영 펀더멘털을 탄탄하게 하면서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 이라며 “이런 철학 아래 M&A 할만한 기업들을 주의 깊게 보는 중이지만 섣불리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반드시 우리 기술이 있어야 하고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통신회사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돈이 있으면 다른 사업에 투자할 것” 이라며 “통신회사의 수익 악화의 이유는 네트워크의 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미국 통신회사들도 망만 깔아놓고 가만히 있어 수익개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버라이즌과 5세대(G) 표준기술 개발을 같이 하기로 했다” 면서 “버라이즌이 5G 서비스에서 KT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표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협의하자고 한다”고 전했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황 회장은 “네트워크와 ICT(정보통신기술)야말로 4차산업 혁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이라며 “4차 산업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는 4차산업이 ICT를 통한 타 산업과의 융합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을 한국이 주도하려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는 ICT와 융합하는 길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보스턴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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