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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들고 출근한 이재용..."위기의식+자신감 함께 피력"

삼성 사장단회의 위기에 초점

日교수가 '장기불황 극복' 강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전 갤럭시노트7을 손에 쥔 채 서초동 삼성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김현진기자




21일 오전7시20분 삼성그룹 서울 서초사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에 갤럭시노트7을 들고 나타났다. 매주 수요일은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서초사옥에 모여 회의를 갖는 날인데 이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오너 일가가 사장단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관례를 따라 이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 부회장이 언론에 노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손에 노트7을 들고 서초사옥에 들어선 것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는 한편 노트7 사태 해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수요사장단회의가 열리는 이른 아침에 이 부회장이 출근한 것은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지금은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노트7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은 사태해결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한 듯 사장단회의 강의도 ‘위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강사로 나선 사람은 이 부회장의 모교인 일본 게이오대의 야나기마치 이사오 교수였다. 그는 한국 기업에 정통한 학자로 꼽힌다. 2010년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도 참석해 ‘호암의 인재경영’을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야나기마치 교수는 ‘일본기업의 장기 불황 극복’을 주제로 강연했다.

‘잃어버린 20년’으로 표현되는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본기업들의 변화와 혁신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부회장이 1994년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에서 쓴 석사 논문 주제도 ‘일본 제조업의 산업공동화에 대한 고찰’이었다는 점이다. ‘위기상황 극복’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의 한 사장은 “분위기가 엄숙했고 시종일관 긴장감이 흘렀다”고 전했다.

강연 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은 “우리도 (일본처럼)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사장단회의의 또 다른 주제는 ‘준법과 청렴’이었다. 삼성그룹 사장들은 이달 말 시행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법 시행을 앞두고 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법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사장단은 삼성 법무팀으로부터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할 때 달라지는 점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강연 뒤 “미국에서 하는 대로 하면 되겠더라”고 말했다. 육현표 에스원 대표는 “언론에서 (김영란법에 대해) 워낙 자세히 설명해놔서 궁금한 게 없더라”고 언급했다.

/서정명·김현진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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