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는 21일 여권 내 ‘잠룡’이 많은 상황에서 친박 중심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추대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다.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남 지사는 이날 “현재 있는 사람(대권 주자)들이 별로니까 새로운 영웅을 모셔다가 새롭게 하자는 식의 발상은 위험하다”며 “과거 야권에서 문재인 후보가 고육지책으로 나왔지만 패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반 총장 또한 특정 계파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후보로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웅의 시대’는 지나갔다”고도 했다. 남 지사는 “정치는 치열한 고민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며 “(반 총장은) 우리 국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10년간의 유엔 총장직 수행이 오히려 차기 대선 경쟁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남 지사는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국민이 먹고사는 ‘민생’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안보’ 두 가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반 총장의 귀국에 대해) 국가의 중요 자산이 오시는 것은 좋은 일이고 빨리 입당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 과정을 함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내년 초에 제 자신을 돌아보고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도지사 임기는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경선에 나가더라도 도지사직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여야의 중도세력이 모이는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아직은 실체가 없는 것 같다”며 “지금과 같은 양당제·소선거구제·대통령제하에서는 결국 관성적으로 양당제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현 상태에서 제3지대론은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남 지사는 최근 주장하고 있는 모병제에 대해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모병제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밝힌 황교안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도 않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기상조라고 하는 것은 국가를 준비하는 리더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국토를 리빌딩해야 나라 전체가 균형발전할 수 있다”면서 “정치 기득권과 불통의 상징인 국회와 청와대 모두 내려가야 한다”며 ‘수도이전론’을 거듭 강조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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