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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시 1·2인자 만난 최태원 SK회장…'차이나 인사이더' 진두지휘

중국 내륙시장 교두보 방문

반도체·화학 투자 확대 협의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충칭시 유에라이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와 만나 양측의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의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기 위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외부에 알리지 않은 비공개 방문까지 포함하면 거의 매달 중국을 방문해 현지 고위 정관계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사업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달 초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의 왕위푸(王玉普) 사장을 만나 석유화학 분야 사업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서부 대개발의 중추 도시인 충칭시를 찾아 반도체·화학 분야 투자 확대 방안을 협의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2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4일 중국 내륙의 경제 중심지인 충칭시를 방문해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와 황치판 충칭시장 등 20여명의 정관계 고위 지도자들과 면담했다.

쑨 당서기는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이자 ‘포스트 시진핑’으로까지 거론될 정도로 중국 정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지도자다. 황 시장은 충칭을 8분기 연속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위로 이끌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SK 관계자는 “중국 직할시의 1·2인자가 재계 총수와 동시 면담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SK의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입장에서도 충칭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중국 공략의 핵심 거점이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충칭에 반도체 후공정 생산법인을 지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개인용컴퓨터(PC) 3대 중 1대가 충칭에서 생산될 정도로 정보기술(IT) 업계의 투자가 충칭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쑨 당서기는 최 회장과의 면담에서 “충칭시는 반도체와 화학제품의 수요가 늘어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이 분야에 글로벌 기술을 갖고 있는 SK그룹과 협력할 부분이 많다”며 “오랜 친구인 SK가 충칭시의 파트너가 돼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최 회장은 “충칭시와 SK가 상호 ‘윈윈’하는 협력방안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하겠다”면서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우한 에틸렌 공장에 이어 충칭에서도 다양한 성공 스토리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최 회장은 충칭시 지도자들과 면담한 후 25일 상하이로 날아가 SK글로벌성장위원회 특별회의를 주관했다. 이 위원회는 SK의 글로벌사업 지원을 맡고 있으며 유정준 위원장(SK E&S 사장)과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이완재 SKC 사장, 백석현 SK해운 사장, 박정호 SK㈜ 사장 등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글로벌성장위 회의가 해외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만우 SK PR팀장(부사장)은 “해외 사업은 돈을 벌겠다는 목적만으로 접근하면 실패하기 마련”이라며 “양국 기업이나 정부가 서로 긴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성공한다는 것이 최 회장과 SK그룹이 쌓아온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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