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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메이커]취임 반년만에 회사 통째 바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창업정신 내세우며 통큰 사업재편

렌털·관광 등 신성장사업에 올인

동양매직 인수 적극 추진

면세점 특허 취득도 표명





19년 만에 SK네트웍스에 복귀한 최신원(사진) 회장은 지난 4월7일 서울 명동 본사에 출근하자마자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동상에 큰절을 하고 묵념했다. 이날 최 회장은 “내가 오늘 왜 아버지께 먼저 절을 드렸겠느냐”며 “SK네트웍스는 그룹의 모체다. 다시 반석 위에 올릴 것”이라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최 회장은 18층 전 층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은 채 전 직원과 차례로 악수했다. 딱딱한 분위기의 취임식보다는 일하는 현장에서 직원과 격의 없이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최 회장은 “개척과 도전 정신으로 대변되는 창업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며 “SK유통 시절 돈을 많이 벌어준 것처럼 돈을 벌어들이고 직원의 사기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는 선경직물에서 출발한 SK그룹의 모태지만 그동안 1% 미만 영업이익률이 이어지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올해 상반기 SK네트웍스는 매출 9조2,057억원, 영업이익은 5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9%가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부터 ‘1%의 벽’을 넘지 못하는 상황으로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SK 오너 일가 맏형인 최 회장이 19년 만에 복귀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진 SK네트웍스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출근 반년도 안 된 지금 최 회장은 역동적인 추진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사의 판을 통째 바꾸고 있다.

당장 사업 부문에서 최 회장이 이끄는 SK네트웍스는 렌털·면세업 등 역량과 성장성·시너지를 지닌 소비재 부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형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막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게 달라진 SK네트웍스의 모습이다.

재계 오너로는 보기 드문 해병대 출신인 최 회장의 공격 경영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6월 해병대 캠프에 참석해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창업회장님의 정신과 해병대 정신은 극기와 도전의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며 “정신 재무장과 자신감 고취를 통해 회사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함께 극복해 나가고 경영목표 달성과 미래성장을 이루는 계기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동양매직 인수다. SK네트웍스는 최 회장의 ‘통 큰 베팅’에 힘입어 28일 생활가전 제조·렌털 기업인 동양매직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애초 인수가는 5,000억원대 중반으로 예상됐지만 최 회장이 6,000억원대의 인수가를 써내고 고용 인계 등을 천명하면서 성공리에 인수전을 마무리했다. 렌털업은 SK네트웍스가 기존 자동차 렌털 등의 경험이 있는데다 기존 정보통신·유통사업·종합상사 등의 네트워크와 시너지가 가능하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SK네트웍스 입장에서는 동양매직의 인수가 절실했다는 후문이다.

면세점 역시 호텔 등 복합리조트 산업의 거점 플랫폼으로 최 회장이 주목하는 분야다. 최 회장은 최근 그룹 이사회에 참석해 면세업 특허 재취득 의사를 강하게 표명하며 3년 내 연간 1조원 대의 면세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면세 특허를 잃은 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공격 경영으로 정면 승부하라’고 강조하셨던 선친의 말씀을 되새겨 어떤 사업자보다도 경쟁력 있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면세점으로 특허 획득에 나설 계획”이라며 “국가관광산업 발전의 선봉에 선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면 워커힐면세점을 반드시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SK네트웍스는 다음달 4일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입찰 마감 뒤 대규모 복합 리조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호텔 전반을 복합 리조트로 탈바꿈해 면세점을 강화하고 새로운 관광 인프라 기반을 닦아 미래형 관광 레저산업을 정조준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유통과 제조를 겸해 온 패션 사업 부문은 성장성 및 시너지 부진 등을 이유로 과감히 칼을 빼 들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3개 패션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는 등 역량 확대에 나서왔으나 실적 부진 등이 이어지자 최근 현대백화점그룹과 패션 부문 양수도를 위한 비공개 협상을 시작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역량과 성장성, 시너지에 집중하는 최 회장의 신규 포트폴리오 구성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국내 최대 종합상사의 기반을 바탕으로 그룹 계열사 등과 시너지 등을 고려해 소비재 부문의 미래 플랫폼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김현진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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