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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몰드 세척만 15번… "최고 품질 자신"

고도근시·고부가 기능성 렌즈 등 렌즈 도수 따라 굴절각 등 달라

케미렌즈 양산 공장 기능성 렌즈
2일 경남 양산 케미렌즈 생산동에서 직원이 몰드 사이에서 굳어져 나온 안경 렌즈의 표면을 매끄럽게 가공하고 있다. /양산=백주연기자

KTX 울산역에서 내려 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30분 달려 도착한 경남 양산의 케미렌즈 공장. 1.74 굴절 렌즈 생산동 수조에서는 물보다 깨끗한 세척수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안경 렌즈 제조에 사용되는 유리 몰드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렌즈는 2개의 몰드 사이에 플라스틱 액체를 넣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철저한 세척은 필수다. 유리 몰드는 모두 15개의 수조에서 세척 과정을 거친 다음에야 안경 렌즈 제조에 투입된다. 15번의 세척을 거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만 30분에 달한다. 국내 1위 안경 렌즈 생산 업체인 케미렌즈의 생산 공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케미렌즈 양산 공장은 1975년 모회사인 삼영무역의 생산기지로 지어져 40년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2개 생산동과 1개 물류동, 1개 사무동으로 이뤄져 연면적은 1만5,246㎡에 달한다. 케미렌즈는 고도 근시용 렌즈인 1.74 굴절 렌즈 와 누진 다초점 렌즈, 선글라스와 같은 기능성 렌즈를 이 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기능성 렌즈를 제조하는 양산 공장은 케미렌즈의 자부심이다. 불량으로 판정된 렌즈는 절대 재활용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다. 함진호 케미렌즈 생산본부 상무는 "액체 상태의 플라스틱 수지를 몰드 사이에 넣어 고체로 굳히는 캐스팅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수지는 열 경화성이기 때문에 완성한 제품은 액체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며 "열을 가하는 순간 다 타버려 불량 판정된 완성품을 재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불량으로 판정될 경우 그대로 버려야 하는 탓에 불량률도 1.5%를 넘어서지 않는다.

기계 설비가 대부분 주문 제작되는 것도 케미렌즈만의 특징이다. 세척기계와 열처리기계, 렌즈 가공기계의 설계도면을 케미렌즈에서 직접 제작해 독일 생산업체에 건네고 기계를 공급받는다. 기계마다 케미렌즈의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있는 이유다. 함 상무는 "만들어진 기계를 구매하는 것에 비해 생산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품질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렌즈 도수에 따라 굴절각이 다르고 렌즈 소재에 따라 온도를 달리 해야 하기 때문에 주문 제작한 기계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5대의 열처리기는 각각 다른 온도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생산공정의 마무리 단계는 검사실에서 이뤄진다. 케미렌즈는 생산된 제품을 전수 검사한다. 대충 검사할 가능성을 미연에 막기 위해 생산부서와 검사부서는 독립돼 있다.



케미렌즈는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신제품도 개발해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세계 근시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안경 착용 인구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케미렌즈 제품임을 쉽게 인식하도록 포그마킹 기술을 개발한 이유다. 안경렌즈에 입김을 불면 케미렌즈 로고가 드러나 육안으로도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3년이 꼬박 걸려 올해 2월부터 시중에 판매한 포그마킹 렌즈는 15년 넘게 케미렌즈에서 제품 연구개발을 맡아온 정홍창 차장의 작품이다. 정 차장은 수백장의 안경렌즈를 각기 다른 조건에서 착용 테스트를 거친 끝에 개발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박종길 케미렌즈 대표는 "중국 안경렌즈 시장이 연평균 15%씩 성장하고 있으며 안경의 평균 교체시기가 2~3년은 넘지 않는다"며 "소득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기능성 고부가가치 렌즈의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중국 수출에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안경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그 동안 일본에 빼앗겼던 중국 안경 시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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