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16번째 순방지인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에서 기아차 쏘울(사진)을 탔다.
기아차의 소형 박스카인 쏘울은 교황의 지난 2014년 8월 방한 때에도 ‘포프모빌(교황의 차량)’로 낙점된 차량이다.
3일 교황청 관계자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달 30일 시작된 옛 소련 국가인 조지아 방문 때 공항에서 트빌리시 시내의 대통령궁으로 향할 때나 동방정교회 성지 방문 등 주요 동선에서 진청색 쏘울을 이용했다. 교황은 2일 도착한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쏘울을 타고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 차량은 기아차 현지 판매 법인에서 각각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쏘울은 교황에게는 친숙한 차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강조하는 교황은 2014년 방한 당시 가장 작은 급의 한국 차를 타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이에 따라 선정된 쏘울을 타고 4박5일 동안 서울, 대전, 세종시, 충남 서산 해미 등 주요 행선지를 누볐다.
교황이 당시 타고 다니던 쏘울 2대는 교황 방문 후 바티칸으로 공수돼 교황청 경내에서 교황청 관계자들의 이동에 사용되고 있다.
교황이 주요 행사에서 한국 차를 이용하는 장면은 바티칸에서도 최근 종종 목격되고 있다.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을 하루 앞둔 지난달 3일 바티칸에서 열린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일반 알현 행사에서 교황은 흰색 현대 싼타페 오픈카에 올라 성베드로 광장을 행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의 교황 전문 주간지 ‘일 미오 파파’에 따르면 이 차는 지난해 6월 교황청에 전달돼 교황이 주요 행사에서 가끔 이용하고 있다.
한편 교황이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에서 탄 쏘울은 보통 교황 이용 후 교황청 자선단체인 카리타스에 기부돼 경매에 부쳐지는 여타 포프모빌처럼 카리타스에 전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타스는 교황이 주요 방문지에서 사용한 차량을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빈민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카리타스는 7월 말 교황이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 이용한 폭스바겐 골프 3대도 온라인 경매에 부쳐 판매대금을 시리아 난민과 폴란드 빈민을 위해 쓸 예정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한편 교황은 바티칸에서는 교황 전용 대형 차량 대신 주로 준중형차인 10년 된 포드 포커스를, 이탈리아 내 다른 도시로 이동 시에는 도요타 야리스 하이브리드 등을 이용하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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