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의 명쾌함은 경쟁자가 없었죠.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명강의라고 하면 흔히들 그레고리 맨큐 교수를 언급하지만 대학원생들은 올리버 하트 교수를 최고로 꼽았습니다”
성태윤(위쪽)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5년 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 하버드대에서 만났던 스승 하트 교수를 이렇게 기억했다. 성 교수는 “계약이론과 미시응용경제학 등 박사 과정 당시 하트 교수의 수업 2개를 들었다”며 “학문적으로도 대가였지만 강의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역시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한순구(아래쪽)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994년의 하트 교수 수업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회상했다. 한 교수는 “격식을 차린 옷차림부터 악센트까지,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전형”이라며 “이미 1970~1980년대 논문을 통해 당시에도 계약이론의 대가로 우뚝 섰지만 강의 전 철두철미한 준비로 빈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투명한 계약을 통해 경제주체의 도덕적 해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창한 하트 교수지만 계약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정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 교수는 “정량화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이론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점을 하트 교수는 항상 강조했다”며 “대표적으로 인성 교육을 점수화해서 학생의 성적을 매기는 것은 오히려 인성을 헤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하트 교수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하트 교수는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 리타 골드버그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큰 아들은 미국의 대표적인 블로그 뉴스매체인 허핑턴포스트 기자다. 한 교수는 “하트는 아들이 자기처럼 수학에 밝아 경제학도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부인을 닮아 글 쓰는 직업을 가지게 됐다고 푸념하곤 했었다”며 웃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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