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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시대 본격 개막 '생활혁명' 펼쳐진다

국내외 IT·가전·통신업계 스마트홈 시장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br>사물인터넷·인공지능·음성인식 등 첨단기술 덕에 신세계 가속화





#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진정하세요. 모든 게 금방 좋아질 겁니다. 다만 미래에는 조심할 것도 많지만요. 그럼 푹 쉬세요, 맥플라이 부인.”

지금껏 본 적 없는 복장을 한 경찰이 제니퍼를 데리고 집 앞에 도착했다. 경찰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엄지손가락을 대문 옆에 부착된 패드에 터치한다. 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열린다. 대문 옆 스피커에서는 ‘어서오세요, 제니퍼’라는 음성이 나온다. 불 꺼진 집안에 들어서자 경찰은 자연스럽게 ‘불 켜’라고 말한다. 그러자 이내 집 안이 밝아진다. 소파에 앉아 숨을 고른 제니퍼는 모든 게 당황스럽기만 하다. 여전히 그녀의 귓가에는 경찰의 말이 맴돈다. “맥플라이 부인? 미래에는 조심할 게 많다고? 미래?”


위에서 언급한 상황은 지난 1989년 개봉한 SF영화 ‘백투더퓨처 2’의 한 장면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시대에 도착한 제니퍼는 경찰에 이끌려 자신의 집으로 온다. 물론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가본 적도 없는 ‘자신의 집’이다. 이곳은 모든 것이 새롭다. 지문으로 문을 열고, 음성으로 불을 켠다. 음식을 데우는 오븐 역시 음성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조용히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는 제니퍼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당혹감이 묻어났다.

지난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영화 ‘백투더퓨처 2’가 그린 미래상을 다시금 조명하는 열풍이 불었다. 영화 속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하는 미래 시점이 2015년이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상상 속 기술에 머물러 있는 것도 있지만(날아다니는 자동차, 개를 산책시키는 드론 등) 휴대폰 결제, 지문인식, 영상통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은 이미 상용화됐다.

스마트홈(Smart Home) 역시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된 대표적 사례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는 스마트홈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또 해외 현지 건설업체들은 시공 단계부터 스마트홈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주택이나 빌딩, 아파트를 짓고 있기도 하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글로벌 가전업체와 기기 간 연결에 필요한 통신망을 구축하는 이동통신업계의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톱 수준이다. 이밖에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은 거대한 스마트홈 시장 진입을 목표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미 주요 글로벌 행사에서 공개된 국산 스마트홈 시스템을 시연해본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스마트홈 시대의 개막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스마트홈 시대를 대비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포춘코리아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스마트홈 시대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LG전자가 ‘CES 2016’에서 선보인 스마트홈 생태계 모형.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개최된다. 해마다 전 세계 주요 IT 및 가전업체들은 이 행사에서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공개한다.

올해 1월 열린 CES 2016 역시 성황리에 진행됐다. 그런데 행사 개막 전, 조금은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주관사의 명칭이 바뀐 것이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가전협회(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는 이번 CES 2016을 기점으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로 이름을 바꿨다.

물론 주관사 이름이 바뀌었다고 해서 CES 행사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행사 규모는 전년 대비 더욱 커졌고, 참가 기업 역시 증가했다. 흥행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주관사가 명칭을 바꾼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현재 명칭이 변화하는 최근 CES 트렌드에 맞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게리 샤피로 CTA 최고경영자는 말한다. “소비자가전 업계와 협회에게 혁신과 확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협회 역시 업계 변화에 발맞춰 가야 하죠.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전통적인 가전시장의 변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반면 가상현실, 인공지능, 드론, 웨어러블을 포함해 다양한 첨단기술이 최근 CES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가전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의 패러다임과 기술의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명칭 변경을 선택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올해 CES 2016에 소개된 전통 가전제품에서는 별다른 혁신적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물론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수많은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고화질, 슬림화 등 예년과 다를 바 없는 변화에 머물렀다. 오히려 CES 2016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 그리고 혁신적 변화를 체감하게 해준 것은 전통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한 스마트홈 플랫폼이었다.

실제로 CES 2016에 참가한 기업 4곳 중 1곳은 스마트홈과 관련된 디바이스, 서비스,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뿐 아니라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새로운 스마트홈 플랫폼과 관련 제품을 공개했다.

스마트홈에 대한 관심은 비단 가전·IT업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홈 시스템의 또다른 축인 통신 네트워크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홈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된 통신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자연스레 통신 네트워크 업체들도 스마트홈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일찌감치 스마트홈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이들은 보다 빠르고 안정된 네트워크 기술, 그리고 이와 연계된 스마트홈 솔루션을 선보이며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 LG전자 스마트홈 서비스의 핵심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기기인 ‘스마트씽큐 허브’ 2. LG전자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가전제품과 채팅할 수 있는 서비스인 ‘홈챗’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3. 일반 가전기기를 스마트기기로 바꿔주는 LG전자의 ‘스마트씽큐 센서’는 혁신적 제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성하는 6대 요소
흔히 스마트홈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생태계’다. 생태계의 사전적 정의는 ‘생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하나의 세계’다. 자연과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이 용어가 스마트홈의 범주에서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홈 역시 여러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를 살펴보자. 흔히 IT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홈 생태계의 구성요소로 ▲유·무선 네트워크 ▲ 스마트 디바이스 ▲IoT 통신표준 ▲운용 플랫폼 ▲컨트롤 디바이스 ▲콘텐츠 등의 6가지를 언급한다. 여기서 스마트 디바이스는 생활가전 제품이나 스마트 제품, IoT 통신표준은 스마트 디바이스와 IT 단말기·통신설비 간 호환기술을 의미한다. 운용 플랫폼의 경우 단말기나 클라우드 형태의 홈 허브와 운용 시스템을 일컫고, 컨트롤 디바이스와 컨텐츠는 TV, 스마트폰, PC, 태블릿 기기와 각각의 기기에서 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이 중 스마트홈 생태계 조성의 첫 단추는 ‘통신’, 즉 유·무선 네트워크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홈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근간을 둔다. 그리고 사물인터넷에서는 무엇보다 각 사물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필수다. 따라서 통신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업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동통신업체들이 기존 가전업계보다 앞서 스마트홈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각종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였다.


윤영민 한양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말한다. “스마트홈 구성 기술의 측면만 보면 통신사가 이 시장에서 특별히 얻을 수 있는 건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홈 시스템은 근거리 통신을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이동통신사들의 기술과는 조금 거리가 있죠. 그럼에도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는 스마트홈, 나아가 IoT 시장의 성장 방향과 연결지어볼 수 있습니다. 초기 IoT 시장은 관련 제품 출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근간에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은 일단 접어둔 채,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우세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대다수 IT업체들이 IoT 시장의 확장과 대중화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네트워크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죠. 사물과 사람, 시스템을 보다 더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속도로 연결시키는 것이 시장 확장과 대중화의 관건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통신 네트워크의 발전에 맞춰 제품을 개발·출시하는 경향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홈 생태계의 완전한 구축을 위해서는 유선, 무선, 모바일, 근거리 통신 등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크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도 입을 모은다.

다행스러운 점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 이동통신 3사가 이미 강력한 통신인프라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꾸준히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고, 몇 개의 플랫폼은 이미 상용화돼 스마트홈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5년 스마트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후 안착에 성공했다. 사진은 가구업체 에넥스 매장에 마련된 LG유플러스 스마트홈 서비스 고객 체험존. LG유플러스는 에넥스와 스마트가구 및 서비스 개발 협력을 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3색 전략
가장 먼저 스마트홈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업체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5년 ‘홈 IoT 서비스(IoT@home)’를 출시하며 스마트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홈 IoT 서비스는 34만 가구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홈 IoT 서비스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작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홈 IoT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1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각 가정에 설치된 IoT 디바이스도 100만 개를 넘어섰다.

특히 초기 1만 가구 돌파까지는 30일이 걸린 데 비해 2만 가구 돌파에는 21일, 3만 가구 돌파는 19일이 소요됐다. 최근에도 하루 평균 1,000가구 이상이 IoT 서비스를 신청하고 있다. 이런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말에는 50만 가구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 IoT 상품 종류 역시 크게 증가했다. 출시 당시 IoT 스위치, 플러그, 에너지미터, 온도조절기, 열림감지센서, 도어락 등 6종으로 출발한 IoT 상품은 1년 만에 총 28개 제품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50여종 이상의 제품 라인업을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 간 제휴도 활발히 이어졌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상용화 이후 보일러, 오피스텔, 스마트홈(비디오폰) 시스템, 가전, 가구 등 전 산업 분야로 IoT 서비스 제휴를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생활가전 전문기업 쿠첸과 함께 원격 제어와 모드 자동실행이 가능한 지능형 IoT 밥솥을 출시한 데 이어, 국내 소방설비 전문 업체인 파라텍과 제휴해 주방용 IoT 소화장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 전무는 “홈 IoT 서비스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의미 있는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통로”라며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LG유플러스의 인프라와 서비스가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제품 출시를 통한 점유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면 SK텔레콤은 유통망 확보 및 생태계 구축을 통한 장기적인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윤원영 SK텔레콤 생활가치부문장은 말한다. “초기 시장진출 전략은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스마트홈 연동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은 스마트홈 분야에서 53개의 제조사와 함께 이른바 ‘에코시스템(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연말까지 100개 이상의 연동 기기들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죠. 향후에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기반으로 주택, 인테리어, 렌털, 보안 등 다양한 분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유선 및 미디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과 제휴를 맺은 업체 라인업은 화려한 면모를 자랑한다. 아이레보(도어락), 위닉스(제습기), 경동나비엔(보일러), 타임밸브(가스밸브차단기), 동양매직(공기청정기), 캐리어(에어컨) 등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이밖에 역량을 갖춘 다수 스타트업들의 참여도 경쟁 서비스에 비해 활발한 편이다.

특히 SK텔레콤은 국내 주요 건설업체와 제휴를 맺고 아파트 시공 단계부터 스마트홈을 공급하고 있다. 입주자들은 이를 통해 스마트홈 앱 하나로 ▲홈네트워크 시스템 연동 및 가전기기 통합 제어 ▲아파트 출입을 위한 IoT 스마트 패스 시스템 ▲택배 정보 및 엘리베이터 호출 ▲독거노인을 위한 실버 케어 ▲ 에너지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난 3월 이후 SK텔레콤이 스마트홈을 공급하기로 제휴한 아파트는 약 10만 세대에 이른다.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건설시장에서만 약 4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분양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아파트 1,497세대를 시작으로 올해 12개 힐스테이트 분양 단지 1만2,000세대에 스마트홈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오는 2017년 상반기부터 LH공사의 분양 및 임대 아파트에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스마트홈 서비스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아무런 제약 없이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차량용 내비게이션 티맵, T전화, 클라우드 등 그동안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제공하던 주요 서비스를 모든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개방한 바 있다. 이는 차세대 종합 플랫폼 서비스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SK텔레콤의 전략이 담겨 있는 선택이었다.

향후 SK텔레콤은 개방형 스마트홈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휴사 및 자사 유통망을 통해 개인 고객을 확보하고 생태계를 구축해 오는 2020년까지 가전제품, 신규 분양주택, 홈 리모델링 분야에서 스마트홈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윤 부문장은 “시장 점유율 확보뿐 아니라 제휴사와의 스마트홈 연동 상품 및 서비스를 늘려 시너지 강화와 함께 생태계 속 모든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한 KT는 ‘펀&케어’라는 스마트홈 전략을 앞세워 차분히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KT가 올 초 출시한 ‘GiGA IoT 헬스밴드’는 유명 트레이너 숀리와 실제 1:1 개인 훈련을 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헬스 케어 서비스다.


올해 초 출시한 ‘기가(GiGA) IoT 헬스밴드’, ‘GiGA IoT 헬스바이크’, ‘GiGA IoT 헬스 골프퍼팅’ 서비스는 가정에서 단순히 운동기구만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올레tv에서 제공되는 영상과 게임으로 이용자들에게 재미 요소를 가미한 스마트홈 콘텐츠다.

‘GiGA IoT 헬스밴드’는 올레tv와 스마트폰의 연동을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운동 정보를 측정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유명 헬스 트레이너 숀리가 등장하는 15분 분량의 동영상을 보면서 개인별 맞춤 권장식단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GiGA IoT 헬스바이크’는 올레tv 화면에 오르막 경사가 나타나면 바이크 페달에 부하가 반영돼 사용자가 페달을 강하게 밟아야 하는 실감형 서비스다. 실제 그린 컨디션을 옮겨 놓은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실감형 골프퍼팅 서비스 ‘GiGA IoT 헬스 골프퍼팅’은 초당 10만회 감지가 가능한 적외선 센서 60개가 기기 내에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골프퍼팅 속도, 방향, 거리 측정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골프 실력 향상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자전거 전문 브랜드 알톤스포츠와 BC카드, KT텔레캅, 동부화재 등과 함께 ‘IoT 자전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oT 자전거’는 KT가 전국에 구축한 소물인터넷(LTE-M, 작은 사물에 소규모 모뎀을 탑재해 소량의 데이터를 무선 전송하는 기술) 네트워크와 IoT 플랫폼을 활용해 자전거 도난방지를 위한 진동 및 알람, 위치 추적, 배터리 완전 방전 예고 기능 등을 담은 솔루션이다.

한편 KT는 스마트홈 서비스에 대한 장애 감지 및 대응 시간을 줄이고 실시간 모니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 기가 IoT 스마트센터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KT 관계자는 “IoT 스마트센터는 KT와 IoT 서비스 기업, IoT 서비스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안정적 서비스를 지원하는 KT만의 강점”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18년까지 국내 스마트홈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 2. 삼성전자 스마트홈 서비스의 허브 가전으로 자리매김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주요 가전 박람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3. 스마트폰과 에어컨에 적용된 삼성 스마트홈의 온도조절 기능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스마트홈 디바이스 시장도 치열한 경쟁
스마트홈 생태계에서 유·무선 네트워크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바로 스마트 디바이스다. TV,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제품과 여기에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제품이 스마트 디바이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분야가 스마트 디바이스다. 이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에서 출시한 음성인식 기반 스마트홈 시스템 ‘아마존 에코’는 음성인식 비서를 지향한다. 사용자가 음성으로 질문을 하면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검색해 답을 내놓는다. 또 음악 재생 및 볼륨 조절도 음성으로 가능하다. 특히 아마존 에코 사용자의 질문 빈도와 패턴을 파악해 라이프스타일을 분석, 사용자의 맞춤형 개인비서로 진화하는 기능을 담고 있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아마존 에코는 현재까지 300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구글 역시 지난 5월 스마트홈 서비스인 ‘구글 홈’을 선보였다. 구글 홈 역시 아마존 에코와 유사한 음성명령 방식으로 작동한다. 가상 비서 소프트웨어 ‘구글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 홈은 사용자의 간단한 질문에 응답하고 정보 검색, 주문 대행, 음악 재생 등 일반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이용자의 기호나 취미, 구매 이력 등 정보가 많이 쌓일수록 더욱 더 정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구글과 아마존이 색다른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사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생활가전 업체들은 강점을 최대한 살린 전략을 기반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의 TV, 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에 자체 개발한 네트워크 허브를 얹어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홈과 연계된 가전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지난 4월 출시한 스마트홈 서비스가 가능한 냉장고 ‘패밀리허브’가 대표적이다. 패밀리허브는 내부 카메라를 통해 음식물의 보관 및 유통기한 정보를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요리 방법과 식재료 주문 등 키친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지원한다. 특히 이 제품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등장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가 ‘24시간 동안 켜져 있는 유일한 가전제품’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패밀리허브를 스마트홈의 허브 가전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삼성전자 스마트홈 전략의 중심은 네트워크 허브인 ‘스마트싱스(Smart Things)’ 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스마트홈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미국 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스마트싱스는 스마트홈 구축에 필요한 다양한 디바이스를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일종의 네트워크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홈 시장에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씽큐(SmartThinQ)’를 선보이며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 씽큐는 크게 ‘스마트씽큐 허브’와 ‘스마트씽큐 센서’로 나뉜다. 우선 스마트씽큐 허브는 각 가전제품을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일종의 연결고리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주목해야 할 기기는 바로 스마트씽큐 센서다. 이 제품은 참신하다.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에 이 센서를 부착하면 별안간 스마트 가전으로 변신한다. 예를 들어 일반 세탁기에 스마트씽큐 센서를 부착하면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세탁물 수거 알림, 통 세척 시기 알림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냉장고,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스마트씽큐 센서 내부에는 가속도, 근접거리, 온도, 습도, 리모컨 센서 등 5개의 센서가 탑재돼 있다. 각각의 센서는 가전제품의 움직임과 개폐 여부, 작동 여부를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스마트씽큐 센서와 허브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력과 선도적 전략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에서도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홈 시장은 융합 생활가전, 홈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이 국내외 스마트홈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575억 달러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19년에는 무려 1,115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조원 규모를 기록한 국내 스마트홈 시장 역시 오는 2019년에는 19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분명한 사실은 스마트홈 시장이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손색없는 독보적인 통신 인프라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갖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글로벌 업체와의 ‘속도 경쟁’에서 단 한 번도 우위를 빼앗긴 적이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두말할 나위 없는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다만 플랫폼 측면에서는 구글과 애플, 디바이스 측면에서는 절치부심 재기를 노리는 일본 업체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좀 더 속도를 내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편리하고 편안한 주거생활을 제공하는 똑똑한 스마트홈은 과연 얼마나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할까?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탄생할 좀 더 똑똑한 스마트홈을 기대해보자.






■ ‘홈오토메이션’으로 시작, ‘스마트혁명’ 타고 급성장
스마트홈은 굉장히 광범위한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스마트홈의 개념은 ‘인간이 생활하고 거주하는 공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인간 중심적인 스마트라이프를 실현하는 환경’이다. 좁은 의미의 스마트홈은 가정 내 가전제품과 네트워크 환경의 융합이고, 넓은 의미에서는 건설 및 주택 인프라와 전자·통신 산업군 간의 융합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전문적인 정의로 스마트홈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좀 더 쉽게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인 2020년의 스마트홈에서 살아가는 가상의 인물 A씨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보자.


A씨의 기상시간은 오전 7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의 아침을 깨워주는 것은 스마트폰 알람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7시가 되면 커튼이 자동으로 걷히며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여유롭게 눈을 뜬 A씨가 침대 옆 스위치를 누른다. 그러자 욕실의 욕조에서는 씻기에 가장 적당한 온도의 온수가 콸콸 흘러나온다. 아침식사를 위해 주방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이미 따뜻하게 내려진 에스프레소 커피가 그윽한 향기를 내며 A씨를 기다리고 있다. 아침을 먹고 샤워를 마친 A씨가 곧바로 출근 준비에 돌입한다. 셔츠를 입자 이내 몸이 따뜻해진다. 셔츠는 A씨의 체온을 확인해 활동하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로 몸을 유지시켜준다. 주차장에는 이미 예열을 마친 자동차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안전벨트를 매자 자동차는 능숙하게 알아서 회사를 향해 주행을 시작한다. 라디오에서는 오늘 오후부터 큰 비가 예상된다는 기상예보가 흘러나왔다. A씨의 머릿속에 불현듯 뭔가가 스쳐 지나간다. 미처 창문을 닫지 않고 출근한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 버튼 하나면 창문, 보일러, 전등, 가전제품 모두를 원격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중 상당수는 2016년 현재도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두 스마트홈이라는 생태계가 바꾼 일상생활의 놀라운 변화다.

사실 스마트홈이 최근 급부상한 개념은 아니다. 가깝게는 2000년대 초반, 멀게는 199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홈과 유사한 개념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김영관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홈과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가 존재해왔습니다. 바로 홈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이죠. 이는 소비자들이 직접 가전, 조명, 냉난방 등을 하나의 기기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종의 DIY(Do It Yourself) 문화였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지 산업표준에 맞는 다양한 홈오토메이션 제품을 개발·판매하고 있어요. 이는 곧 모든 제품이 호환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 까닭에 특별한 기술이 없는 일반인들도 원하는 제품을 사서 손쉽게 설치·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스마트홈의 개념이 태동한 시점은 2000년대 초반이다. 시점만 놓고 보면 미국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상황이 가능했던 이유는 폭발적인 기술 성장을 이뤄낸 초고속 인터넷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더불어 유선인터넷 기반의 ‘홈 네트워크’ 시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성장하기 시작했다. 홈 네트워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곳은 주로 가전업체를 보유한 대기업의 건설 계열사였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사들은 주상복합아파트와 같은 프리미엄 빌딩을 중심으로 옵션 형태의 홈오토메이션을 탑재· 보급했다. 하지만 이내 관심은 수그러들었다. 건설경기 하락의 영향도 있었지만 홈오토메이션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말한다. “물론 홈오토메이션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은 분명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비용과 확장성이었죠. 우선 굳이 추가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홈오토메이션에 필요한 센서나 운용기기를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또한 한번 장착된 홈오토메이션 플랫폼에 다른 기기를 접목시키는 것이 불가능했던 점도 낮은 수요의 원인이었죠.”

하지만 2009년 말, 스마트홈 업계가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손 안의 컴퓨터를 표방한 스마트폰의 등장은 다시금 스마트홈이라는 기술을 현실 속으로 끌어왔다. 당시 IT 업계에서는 수년 내에 가정에 있는 가전제품, 생활용품을 스마트폰과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불과 5~6년 만에 당시의 예상은 현실이 돼 눈앞에 등장하기에 이른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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