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고용노동부와 OEC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남성과 여성의 은퇴연령이 각각 72.9세, 70.6세로 34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남성의 은퇴연령이 70세가 넘는 나라는 멕시코(72.0세)뿐이고 여성의 경우 아예 없다. OECD 평균(64.6세·63.2세)과 비교하면 7~8세 더 일하는 셈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은퇴연령이 지금도 올라가고 있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통계를 보면 한국인의 은퇴연령이 매년 0.3년씩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공적연금 부족, 기대수명 연장 등으로 노동 시장에 더 오래 머물기를 희망하는 장년(55~64세)의 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5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15년 26.1%에서 2020년 31.3%, 2030년 40.4% 등으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60대에 모두 진입하는 2023년이 되면 60대 이상 인구는 2015년 486만2,000명에서 2023년 747만6,000명으로 증가한다.
문제는 일자리를 원하는 장년의 역량이 사업체의 요구 능력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이날 ‘장년 고용 서비스 강화 방안’을 내놓은 뒤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장년의 역량은 OECD 최하위 수준이며 훈련 참여율도 연령이 상승하면서 크게 낮아진다”며 “이번 방안은 장년층이 직업훈련, 취업 지원 서비스 등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대표 취업 지원 사업인 취업 성공 패키지 대상자 연령을 내년부터 69세로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64세까지다. 또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 훈련과정을 확대하고 국비로 취업 준비 비용 등을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 유효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자부담(현행 20%) 완화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장년은 누구나 생애 세 번 이상 경력설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재직자로 한정됐던 대상자를 구직자로 넓히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전국 직업훈련기관 등에 중장년 정보화 아카데미를 설치해 무료로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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